3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강남구의 한 한식집. 손님 2명이 매장 입구에 마련된 출입 인증 모니터에 QR코드를 갖다 대자 ‘방역패스’ 유효기간 만료를 알리는 ‘딩동’ 알림이 울렸다. 당시 출입을 관리하는 직원은 없었고, 이들은 곧바로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59)씨는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오늘부터 적용되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손님이 들어올 때 ‘딩동’ 소리를 듣고 입장을 막으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방역패스’에 6개월 유효기간을 적용하는 등 방역지침을 강화했다. 2차 백신 접종 완료가 6개월이 지난 이들은 식당ㆍ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딩동’ 알림이 울리고 입장이 제한된다.
해당 지침이 적용된 첫날 서울 곳곳의 식당가는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네이버ㆍ카카오톡 등 예방접종증명 앱을 업데이트 하지 못해 휴대전화를 붙잡고 씨름하는 손님들과 일손이 부족해 출입 확인을 아예 포기한 자영업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 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모(45)씨는 이날 가게를 찾은 손님들의 ‘방역패스’를 직접 업데이트해줬다고 한다. 신씨는 “업데이트 방법을 몰라 헤매는 손님들이 점심시간에만 5명이나 됐다”며 “바쁜 시간대에 안내까지 해야 돼 답답했다”고 했다.
인근 식당을 찾은 황모(66)씨는 “지난 달 3차를 맞았는데 QR코드를 찍으니 ‘딩동’ 소리가 나서 당황스러웠다”며 “현장에서 업데이트를 하느라 이것저것 한참을 눌러봤다”고 했다.
접종을 완료했으나 하루 아침 백신 미접종자와 같은 신세가 된 ‘유효기간 만료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부스터샷을 앞당기기도 한다.
직장인 주모(26)씨는 지난해 7월 2일 2차 접종을 마쳤고 1월 중 3차 접종이 예정돼 있었지만 오늘 급하게 접종 일정을 앞당겼다. 주씨는 “2차를 맞고 나서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등 이상이 있어 정말 맞기 싫었는데 사실상 ‘혼밥’ 밖에 못하는 등 사회생활에 지장이 갈 거 같아 어쩔 수 없이 예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