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지난 22일 새로운 배달 요금 제도를 도입한 것을 두고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또 배달료가 올랐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올 초부터 물가가 오르면서 이미 음식 가격을 올린 식당이 많다. 여기에 쿠팡과 함께 배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배민발(發) 배달료 상승에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자영업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배달의 민족 외식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의 배달 오토바이/우아한 형제들

배민은 지난 22일부터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의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단건 배달은 한 번 배달할 때 1개의 주문만 처리하는 방식으로, 일반 배달보다 배달비는 조금 더 높지만 배달이 빨라 인기였다. 원래 배민1은 배달 1건당 중개 이용료 1000원, 배달비 5000원을 받았다. 이 중 배달비는 보통 ‘식당 2000원, 손님 3000원’처럼 자영업자가 총액을 재량껏 나누도록 돼 있다. 배민은 앞으로 배달하는 음식 값에 비례해 중개 이용료를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 요금제 3가지를 도입했다. 예컨대 이 중 가장 많은 자영업자가 선택한 ‘기본형 요금제’는 ‘중개 이용료는 음식 값의 6.8%, 배달비 6000원’이다.

자영업자들은 새 배민 요금제를 두고 “전체 배달료가 최소 1000원 이상 무조건 오른다는 뜻”이라고 지적한다. 서울 관악구에서 수제 햄버거집을 운영하는 노모(48)씨는 새 배민1 요금제로 주문을 받을 경우, 1만6000원짜리 햄버거 세트 1개를 팔면 그중 배달비와 중개 이용료만 6700원이라고 했다. 노씨는 “재료비와 각종 고정지출을 빼면 햄버거 한 세트 팔고 1000원이 남는다”면서 “손님들은 배달비 오른 게 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남기려고 그러는 줄 알고 있어서 답답하다”고 했다. 지난 23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사장 양모(60)씨는 “배달비가 1000원 오르면 나로선 수익 4분의 1이 날아가는 셈이라 부담이 크다”고 했다.

배달료 인상이 외식 가격 상승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조짐도 보인다. 서울 마포구에서 분식집을 하는 김모(47)씨는 4월부터 만두 1인분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그는 “적자를 안 보려면 2000원은 더 올려야 하는데 손님들이 분식집 만두 1인분에 6000원이라고 하면 아예 주문을 안 할 것 같아서, 대신 손님이 부담하는 배달료를 1000원 더 올리려고 한다”고 했다.

배민 측은 요금 인상이 아니라 요금 현실화라 주장한다. 배민 관계자는 “초반에 적자를 감수하면서 프로모션을 했던 것”이라며 “현재 적용된 수수료율도 동종 업계 최저 수준이며, 다양한 요금제로 업주 부담을 덜어드리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