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행진이 열리며 교통 혼잡 등 시민 불편이 잇따랐다. 이날 가장 대규모 집회는 ‘이석기 의원 사면 복권 국민대회’였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이석기 전 의원 사면 복권 국민대회'가 열리는 모습./이영관 기자

오후 3시 서울 중구 지하철 1호선 시청역 5번 출구. ‘이석기 사면복권’이라고 적힌 하늘색 반팔티를 입은 이들이 손에 응원봉 등을 쥐고 대열을 맞춰 약 300m 길이로 늘어섰다. 집회 참가자들은 세종대로 편도 3개 차선 중 2개를 차지한 채 목적지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로 향했다. “참을 만큼 참았다, 지금 당장 사면복권 실시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곳곳에 “이석기 전 의원 사면 복권”이라고 적힌 사람 모양의 풍선과 플래카드 등도 있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이석기 전 의원 사면복권 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교차로를 건너고 있다./이영관 기자

약 1시간의 행진이 주말 나들이를 나선 인파와 겹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광화문교차로 등을 지날 때 일시적으로 차량이 통제되며 교통 혼잡이 초래됐다. 도로 위에서 20여명이 노래에 맞춰 북을 치고 춤을 추는 퍼포먼스 등도 진행됐다. 좁은 골목길에서 큰 소리로 노래를 틀자, 귀를 막은 채 지나가는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이들은 오후 4시쯤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 도착해 40분 동안 ‘이석기 전 의원 사면복권 국민대회’를 가졌다. 발언대에 오른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이석기 전 의원이 구속된 건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자주와 평화로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라며 “(윤석열 당선인이) 사드 추가 배치를 운운하는데, 이 전 의원을 사면복권해야 한반도의 자주와 평화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했다. 주최 측은 이날 서울 도심 16곳에 299명씩 집회를 신고했고, 이 중 4곳에선 행진도 함께 진행했다.

오후 4시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300여명 규모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대회’도 열렸다. 이달 16일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앞두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 사회 건설 등을 촉구하는 집회였다. 이들은 오후 2시 종로구 푸르메센터와 동대문성곽공원광장에서 각각 집결한 뒤 모였다. 노란색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생명안전 존중사회 건설하자” 등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박승렬 4·16연대 대표는 “지난 8년 동안 국가는 무능했고,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대통령 개인의 사과가 아닌 국가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국민혁명당 등도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1천만 자유통일 기도회’를 열었다. 신고 인원은 방역수칙상 최대 인원인 299명이었지만, 실제로는 700여명(경찰 추산)이 참여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가 신고한 299명을 넘었다”며 참가자들에게 세 차례 해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여의도, 광화문 등 서울 도심 일대에 33개 부대 2000여명을 투입해 집회 등을 관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