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강모(25)씨는 이번 주말 남자 친구와 영화관 데이트를 하려고 CJ CGV 홈페이지를 보다 깜짝 놀랐다. 3D 같은 특별관이 아닌 주말 일반 영화표 값이 성인 기준 1인당 1만5000원이었던 것이다. 거기다 팝콘 하나에 콜라 2개를 주는 팝콘 세트 값은 9000원. 별도 할인 없이 2명이 2시간짜리 영화 한 편 보며 팝콘 먹는 비용이 4만원에 육박했다. 강씨는 “이 돈이면 영화 안 보고 더 맛있는 걸 사먹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25일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점에서 한 관람객이 팝콘과 음료를 구매한 후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극장 직원에게 확인을 받고 있다. 이날부터 방역수칙이 완화되며 극장 안에서 영화를 보면서 마스크를 잠시 벗고 팝콘 등 음식을 먹는 게 가능해졌다. 실내 스포츠 관람장이나 대중교통 등에서도 같은 규칙이 적용된다. /김동환 기자

25일부터 방역 수칙이 완화되면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팝콘을 먹는 게 가능해졌다. 이 소식을 많은 시민이 반겼지만 막상 극장에 가려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사태 동안 표 값이 이렇게 많이 올랐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약 2년간 적지 않은 사람이 극장에 발길을 끊었는데 그 사이 국내 3대 영화관 운영사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상영료를 2~3차례 잇따라 인상했기 때문이다.

CGV의 경우 지난 4일 일반 2D 영화표 가격을 1000원 올렸다. 코로나 사태 이후 세 번째 인상이었다. 현재 2D 영화(일반관 기준)에 성인 1인당 주중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을 받는다. 코로나 사태 전만 해도 각각 1만1000원, 1만2000원이었지만, 2년 새 3000원이 올랐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코로나 기간 가격을 두 차례 올려, 현재 2D 영화 성인 1인당 가격이 주중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이다.

극장 측은 “코로나로 손실이 너무 커 어쩔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제 극장도 큰맘 먹어야 가는 곳이 됐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데다, 한 달에 1만~1만5000원 안팎으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왓챠 등 유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데 익숙해진 젊은 층 반발이 크다. CGV가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최근 거리 두기 해제를 기념하며 올린 게시글에 “티켓 값이나 내리세요” “집에서 넷플릭스 보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취지의 비판적인 댓글이 수백개 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