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 저감과 ESG(환경·사회공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1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모인 전문가들은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는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 많은 한국은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날 ‘ESG시대,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신사업투자 전략’과 ‘ESG 기반 비즈니스가 세계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세션에선 각각 3명의 전문가가 대담을 나눴다.
제프리 램 키리바시공화국 기후 재정 국장은 “지구온난화 때문에 해수면이 올라갈 경우, 섬나라인 키리바시는 가장 먼저 잠길 수 있다”며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벤처캐피털 ‘아마시아’의 공동 창업자 존 킴은 “팬데믹이나 전쟁과 같이 우리 코앞에 닥친 문제 때문에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와 같이 장기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적어질 수 있다”며 “지구온난화가 자연환경과 식량 생산에 영향을 주면서 질병이나 전쟁을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먼저 “탄소 배출 저감과 관련된 기술 개발과 투자를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내게 자문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구체적인 투자 기회를 알고 싶어하고, 시장과 정부가 뚜렷한 신호를 보내주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사회투자 기관 ‘빅소사이어티 캐피털’의 필립 에슬 이사는 “거대 기업들의 ESG는 여전히 부족한 반면 벤처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무적으로 지속가능하면서 사회 문제에 기여하는 사업 모델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와 정부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브스 다코드 하버드대 버크만클라인 센터장은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해야 하는데 국가나 지역 간 불신 때문에 자꾸 분열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환경을 내세워)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신재생 에너지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라며 “정부는 일부 환경단체가 아닌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현실성 있는 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