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유족이 3일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만나 남·북·유엔 3자 협의체의 진상조사 등을 요청했다.
고인의 친형인 이래진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살몬 보고관과 1시간동안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이대준씨 사망에 대한 남·북·유엔 3자 협의체의 진상조사를 비롯해, 이씨가 유엔에서 연설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판문점에서 북한 실무자의 사망 사건 경위 설명, 북한 규탄 국제포럼 개최 등도 요청했다.
이씨는 이날 살몬 보고관에게 피살 사건과 관련된 자료도 전달했다. 숨진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망했다는 해경의 수사결과 통지서, ‘자진 월북’으로 규정한 해경 중간수사 결과가 이씨와 유족에 대한 인권침해라고 명시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대통령기록물법 관련 헌법소원 청구서 등이 포함됐다.
살몬 보고관은 면담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유족에게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 대리인 법률 김기윤 변호사는 “살몬 보고관이 ‘현재 한국 정부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자 조사 중인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살몬 보고관은 유가족들에 대한 위로의 말도 전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살몬 보고관은 “숨진 이씨의 아들 딸을 생각하면 슬프다. 유족의 목소리에 경청하고 연대하겠다”며 “이씨의 아들에게서 받은 편지에 조만간 답장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2일 이씨의 아들은 “더는 아버지 죽음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희의 아픔과 북한의 실태를 널리 알려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살몬 보고관에게 전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