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당시 최초 발화 차량인 집게 트럭 운전기사가 경찰에 입건됐다. 이 운전자는 자신의 부주의로 불이 난 것이 아니라며 “사고 직후 진화에 최선을 다했다”고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다.
30일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 운전자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전날 오후 1시 49분 방음터널을 지나던 A씨의 폐기물 집게차량에서 시작된 화재는 플라스틱 재질의 방음 터널로 옮겨붙으면서 확산, 길이 840m 방음터널 중 600m 구간을 태웠다. 이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다.
이날 오후 12시쯤 과천경찰서에서 2차 조사를 마치고 나온 A씨는 본지 취재진과 만나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내 부주의로 불을 낸 것은 아니다. 내가 불냈으면 소화기로 끄려고 했겠나”라며 “(사고 직후) 경찰에 바로 신고도 했다”고 했다. 또 반대편 차로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반대편 차로에서 차량들이 불이 난 것을 구경하면서 점점 속도가 느려지더니 서로 추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와 동행한 가족은 “(일부 온라인 댓글에서 언급한) 화물연대 소속이 아니다. 자차도 아니고 회사 차로 납품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며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피의자처럼 생각하니 당황스럽다”고 했다.
A씨는 전날 1차 조사에서도 “시흥에서 서울로 가던 중 차량 하부에 펑 소리가 나며 불이났다”며 “바깥쪽 3차로에 정차하고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해 탈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은 합동 감식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집게트럭에서 최초 화재가 시작돼 연기가 다량으로 발생하면서 운전자들의 속도가 줄어들었으니 (A씨가) 사고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