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역 1번 출구에서 50m 거리의 다이소 명동역점. 지난달 28일 오픈한 명동점은 12층 짜리 건물을 통째로 쓴다. 기자가 찾은 지난 8일, 어떻게 알고 왔는지 층마다 손님으로 가득했다. 특히 눈에 띈 건 매장 가득한 외국인들이었다.

🔸“인스타그램, 틱톡 보고 찾아왔어요”

다이소 명동역점 1층, 엘리베이터 앞에 8명 중 6명이 외국인이었다. 그 중 2명은 몸집만한 캐리어를 끌고 있었다. 홍콩에서 온 클리미(50)씨는 “한국은 6번째인데 올 때마다 다이소에 들렀다”며 “귀엽고, 저렴한 물건이 많아 친구들에게도 추천해줬다”고 했다. 싱가폴에서 가족들과 함께 여행 왔다는 말릭(26)씨는 “틱톡에서 다이소가 한국의 대표 ‘1달러샵’이라는 영상을 보고 왔다”며 “매장이 ‘cool’하고 없는 게 없어서 신기하다”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의 계산대 앞에 대기줄이 만들어졌다. 외국인 여행객들은 키오스크 셀프 결제가 익숙하지 않아 직원이 응대하는 계산대를 선호했다./채제우 기자

명동역점은 저층에 외국인들에게 인기 많은 식품, 액세서리, 캐릭터 등이 있고, 6층 이상부터는 주방 용품, 청소 도구 등 생활용품 위주다. ‘외국인들이 여행을 와서 생활용품을 살까?’ 싶은 의문이 들지만, 고층도 층당 40㎡되는 공간에 4~5명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저렴한 값에 대만족”이라고 했다.

스페인에서 온 애샐(31)씨는 이날 7층에서 주방식기 가격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스페인에서 적어도 35유로(약 4만8000원)인 프라이팬이 다이소에서는 5000원이라고 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영상을 보고 왔는데 저렴한 게 많다”며 “주방식기, 청소도구, 수납가구 하나씩은 사갈 생각”이라고 했다.

다이소를 찾은 여행객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들은 ✅SNS에서 홍보물을 보고 찾아왔고 ✅다양한 물건을 구경하거나 ✅저렴한 값에 질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12층 다이소 판매량 TOP7은?

이날 명동역점에서 무작위로 질문한 10명 중 7명은 외국인이었다. 높은 외국인 비율은 판매 데이터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다이소 명동역점이 집계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명동역점의 단일 품목 판매량 상위 7개는 다음과 같다.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볼이빵빵한친구들 원터치텀블러. 현재 다이소 명동역점 판매량 2위./다이소 제공
볼이빵빵한친구들 꽃달린얼굴인형. 현재 다이소 명동역점 판매량 7위./다이소 제공

작년 전체 다이소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1️⃣물티슈 2️⃣키친타올 3️⃣건전지 4️⃣미용티슈 5️⃣마스크 순이다. 명동역점은 이례적으로 1️⃣과자 2️⃣캐릭터 3️⃣텀블러 4️⃣에코백 5️⃣인형 등이 인기다.

크라운제과의 ‘초코하임’ 같은 흔한 과자가 왜 1등을 차지했을까.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외국에는 초콜릿이 겉에 있는 과자가 대부분인데, 초코하임은 흔치 않게 안에 있다”며 “전통적으로 수출 1등은 버터와플이지만, 국내로 여행 온 외국인 중에서는 초코하임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초코하임/크라운제과 제공

나머지는 캐릭터가 있는 텀플러, 에코백, 인형 등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캐릭터 콜라보 제품은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 다이소는 모든 제품이 5000원 이하라 여행객들이 부담 없이 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앨리스(31)씨도 이날 매장 3층에서 캐릭터 필통 3개를 골라 담았다. 그는 “캘리포니아에도 다이소가 있지만 제품이 모두 중국산이고, 필통도 1개에 7~8달러(8000~1만원)꼴”이라며 “한국 제품은 디자인이 독특하고 퀄리티가 좋은데, 값은 4분의 1 정도라 ‘메이드 인 코리아’ 위주로 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