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들을 손발로 때리거나 베개나 이불 등으로 누르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경남의 한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 교사들이 경찰에 무더기 적발됐다.
경남경찰청은 진주의 한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 원장 A씨와 교사 등 8명과 어린이집 운영 법인을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이중 학대 정도가 무겁거나, 횟수가 많은 교사 4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약 두 달 반 동안 4살부터 12살 사이 자폐 또는 발달장애를 가진 원생 15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대 사실은 지난해 8월 24일 피해 원생 부모 중 1명이 경찰에 고소하면서 드러났다. 아이의 코가 빨갛게 피멍이 든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 부모가 어린이집 교사에게 따져묻자 “혼자 양말을 신는 모습이 귀여워서 딸기코(검지와 중지로 코를 꼬집는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찰은 고소 접수 후 어린이집 내부 10개 채널의 방범카메라(CCTV) 영상 75일치 분량을 약 5개월간 분석한 결과, 여러 교사들의 상습적 학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에서 확인한 신체학대 정황만 500여 차례에 이른다.
CCTV 영상에는 교사들이 수시로 아이들의 몸과 머리를 때리는 장면이 확인됐고, 일부 교사는 원생의 양발을 잡은 상태로 질질 끌면서 복도에서 교실 안까지 데리고 들어가는 장면도 있었다고 한다.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베개나 이불로 10여초 이상 덮어 누르는 장면도 포착됐다.
다른 교사의 폭행 장면을 보고도 말리지 않는 교사도 있었고, 앞서 원생을 폭행하고 있던 교사가 자리를 비우자 또 다른 교사가 해당 아동을 연이어 폭행하는 장면도 담겼다. 당시 어린이집 원생 38명 중 15명이 피해를 당했다.
경찰 조사에서 교사들은 대부분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발달장애 아동의 문제 행동을 말리거나 훈육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적 촉구’였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전문가 자문을 받아 이들 교사의 행동들이 ‘신체적 촉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피해 아동들은 이들의 학대로 인해 트라우마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아동의 한 부모는 “아이 머리 위로 손이 올라가면 과하게 움츠러들거나, 막으려하는 행동을 한다. 겁을 많이 낸다”며 “현재 어린이집을 그만 두고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