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노조 집회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5.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25일 불법 집회·시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서울경찰청에 6개 경찰관기동대를 추가 창설하고 전국 경찰관 기동대를 재편해 경비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등 수도권에 인력을 보강할 것”이라고 했다. 집회·시위 수요가 몰리는 서울에 기동대를 확충해 관리를 강화하고 기존 인력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윤 청장은 이날 경찰 내부 서한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는 코로나가 사실상 종식되고 각종 갈등이 표출되면서 거리의 질서가 위협받고 있다”며 이같이 적었다. 윤 청장은 “그동안은 집회·시위 과정에서 다소간 무질서와 혼란이 발생해도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실현과정으로 인식해 관대하게 대하는 측면이 있었고, 경찰 역시 강제 해산이나 현장 검거보다는 사후 사법처리를 통해 법집행을 해왔다”며 “하지만 집회와 시위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자신들의 의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시대에 선량한 다수의 사람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물적, 정신적 피해를 끼치면서까지 과거 방식을 고집하는 것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윤 청장은 건설노조, 민노총이 지난 16~17일 1박2일 집회에서 경찰 제지에도 불법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찰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내 곳곳에서 많은 시민들이 평온한 일상을 빼앗겼다”며 “겉으로 드러나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불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눈에 띄는 유형의 폭력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소음과 교통체증은 경우에 따라 더 큰 상처와 피해를 가져오기에 경찰에게 주어진 법률과 권한에 따라 제대로 막아내는 것이 경찰의 사명이며 존재이유”라고도 했다.

윤 청장은 집회·시위에 대한 현장 경찰관들의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면책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적극적 법집행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본인의 신청이 없더라도 적극행정면책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적극행정으로 결정 시 징계요구 없이 즉시 면책할 것”이라고 했다.

또 근무에 동원된 경비경찰관의 급식비 증액, 중형승합차·방송조명차·펜스·차벽트럭 등 안전·차단장비도 신속하게 확충할 방침이라고 했다. 윤 청장은 “경찰관기동대에 특진 인원을 배정하고 7월 민주노총의 총파업 상황이 마무리되면 포상휴가를 실시해 재충전의 기회를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