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로 경비대책회의 주재를 위해 도착하고 있다./뉴스1

윤희근 경찰청장은 31일 오전 서울 남대문 경찰서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 현장대책회의’에 참석해 “시민의 자유를 볼모로 한 불법집회는 해산 등 단호히 조치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민노총은 서울 도심에서 노조원 2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동시다발 집회를 연다. 서울 세종대로와 용산 대통령실, 서대문구 경찰청 앞 등에서 집회를 연 뒤 도심 행진도 하겠다고 했다.

윤 청장은 이날 기동복을 입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경비대책회의에 참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 청장이 오늘 민노총 집회가 불법 집회로 변질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기동복을 입고 회의에 참석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캡사이신 준비가 강경 진압이라는 논란 있다’라는 지적에 대해 “강경진압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캡사이신은 현장 상황에 따라서 부득이 사용 필요하다고 하면 현장 지휘관 판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했다”고 했다. 집회가 불법적으로 변질될 경우에 한해 ‘캡사이신’ 최루액을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캡사이신 분사는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중단됐다. 경찰의 ‘분사기 활용 규칙’에 따르면, 불법 집회 범인의 체포 또는 도주 방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최루액 사용이 가능하다. 분사에 사용하는 캡사이신 최루액은 희석 농도가 0.0045% 이하이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윤 청장은 “경찰은 ‘집회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시민의 자유’를 볼모로 관행적으로 자행돼 왔던 불법에 대해 해야 할 역할을 주저 없이 당당하게 하겠다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2021년 모두 폐차된 살수차 재도입 계획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는 “그 부분은 좀 차차 시간을 두고 말씀드리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야간 집회와 관련해서는 “신고된 시간을 초과해 불법 집회 형태로 진행된다든지 과도하게 교통 불편을 야기한다든지 차로를 점거한다든지 하는 불법의 경우에는 저희가 해산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