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중학교 강당에서 열린 '나라사랑 친구사랑' 콘서트에서 테너 임산(오른쪽)이 학생들에게 노래를 선물한 뒤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일프로덕션 제공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동대문중학교 강당에서 이탈리아 민요 ‘오 솔레 미오’가 울려 퍼졌다. 남녀 성악가 2명이 노래를 부르자 강당에 모인 학생 400여 명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 공연은 서울 동대문구와 성악가 임산이 국내 성악가·연주자들과 함께 마련한 ‘2023 나라사랑 친구사랑 콘서트’다. 지난 4월부터 동대문구 초·중·고교 11곳을 찾아다니며 공연하고 있다. 지난달 대광고 공연 때는 900여 명이 모였다.

임산은 독도 홍보 활동을 꾸준히 해온 성악가다. 2011~2014년 독도에서 성악 콘서트를 열었고 2009년에는 ‘독도 아리아’란 앨범을 냈다. 과거 독도에 살던 바다사자인 ‘강치’ 복원 운동을 벌여 2014년 해양수산부에서 ‘독도 강치’ 홍보 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그는 2010년부터는 전국 학교를 찾아다니며 콘서트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500회를 넘겼다고 한다. 콘서트는 출연자와 학생들이 중간중간 이야기를 나누는 일종의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한다. 임산은 “학교 폭력이 사회 문제가 되는 현실이 안타까워 ‘나라사랑’에 ‘친구사랑’이라는 주제를 추가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음향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학교 강당에서 성악 콘서트를 여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지만 학생들에게 음악과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연팀은 15명 안팎이다. 소프라노 이은숙·박용희·국지은, 베이스 박태종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기성 성악가와 연주자들이지만 재능 기부 차원에서 시간을 내 참여한다. 코로나로 2021~2022년 중단됐던 이 공연은 올해 동대문구의 후원으로 다시 시작했다.

지난해 이필형 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지역 내 학교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렸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학생들이 클래식 공연을 통해 학업 스트레스를 풀고 메마른 정서도 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