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14일 이틀간 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정전, 도로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약해진 지반 때문에 특히 산사태 피해가 컸다. 충남 논산에서는 납골당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이곳을 찾은 가족 4명 중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분쯤 충남 논산시 논산시립납골당(양지추모원)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가족 4명이 흙더미에 매몰됐다. 소방 당국은 1시간30여 분간 구조 작업을 벌인 끝에 4명을 구했지만 70대 부부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가 결국 숨졌다. 나머지 60대 여성과 20대 남성은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경기 용인시 고속도로에서는 흙더미가 차량을 덮치면서 운전자 한 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날 오후 5시 50분쯤 충북 옥천군에서는 폭우에 흘러내린 흙더미가 인근 주택을 덮쳤다. 이 사고로 집 안에 있던 60대 남성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날 전남 보성에서는 도로 비탈면이 유실돼 남성 한 명이 다쳤다.
강원 정선군, 경남 창원시, 충남 부여군 등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했다. 정선군에 따르면 13일 오후 6시 37분쯤 정선읍 군도 3호선 ‘세대 피암터널’ 구간에서 6000여t 규모의 암석이 무너졌다. 정선군이 사전에 터널 통행을 막아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14일 오전 8시 26분쯤 마창대교 인근 도로에 흙더미가 쏟아졌다. 지나가던 차량이 없어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충남 부여군에서는 이날 오전 4시 59분쯤 산사태가 발생해 흙더미가 주택 한 채를 덮쳤다. 빈집이라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이날 오후 5시34분쯤 충남 아산시 둔포면의 한 저수지에서는 70대 낚시객이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빗길 교통사고도 있었다. 14일 오후 6시 20분쯤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오탄리 국도에서 빗길을 달리던 SUV 차량이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30대 운전자가 숨지고 함께 탄 60대 남녀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시에서는 이틀간 폭우로 총 21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도봉구 쌍문동, 금천구 시흥동, 서대문구 홍제동 등 4곳에서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서대문구 연희동에서는 도로 축대가 붕괴했고 강동구 암사동 등 4곳에서는 주택의 옹벽이 파손됐다. 관악구 사당역, 동작구 여의대방로 등 도로 2곳이 침수되기도 했다.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잠수교와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이 통제돼 출근길 교통 혼잡을 빚었다. 이재민도 나와 서울시는 반지하 가구 등 총 44가구 91명이 인근 모텔 등에 대피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