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토요일인 지난 15일에도 서울 도심에서 도로 점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시위대가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던 차로를 넘어 반대편 차로를 차지하면서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민노총 조합원 1명이 경찰관의 뺨을 때렸다가 공무 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당하기도 했다. 주말에 외출한 시민들은 교통 정체와 소음에 불편을 겪었다.
민노총 등 43단체가 모인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준비위원회’ 약 3만명(주최 추산)은 총파업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서울 대학로, 세종대로, 서대문 등에서 산발적으로 집회를 연 뒤 오후 4시부터 경복궁역 앞에 모여 차로 8개 중 4개를 점거한 채 집회를 열었다. 서울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오후 4시 30분 기준 정부서울청사~경복궁역 구간 차량 운행 속도가 시속 6.8km로 떨어지는 등 교통 정체를 빚었다. 주최 측은 무대 위에 대형 스피커를 설치했는데, 집회 장소를 지나가던 시민들이 소음에 귀를 틀어막는 모습이 보였다.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나라를 팔아먹는 윤석열 정권 1년 만에 나라가 쑥대밭이 됐다”며 “국민의 자존을 깎아먹는 것도 모자라 일본이 내다 버리겠다는 핵 오염수를 퍼먹겠다는 꼴이 기가 막힌다”고 했다. 집회에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등도 참석했다.
이어 집회 참석자들은 오후 5시부터 경복궁역 앞에서 광화문역∼종각역∼안국사거리를 거쳐 주한 일본 대사관을 향해 행진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 끝장내자” “일본 핵 오염수 해양 투기 허용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찢고 박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시위대는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던 2개 차로를 넘어 반대쪽 차로까지 점거했고, 경찰이 이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일본 대사관 근처에 도착한 시위대는 “건물에 더 가까이 가겠다”며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노조원은 경찰 기동대 방패를 밀었고, 이에 기동대원들이 10m가량 밀려나면서 일부 대원이 넘어지기도 했다. 시위대 일부는 경찰에게 욕설과 고성을 퍼부었다.
민노총은 오후 6시 조계사 앞 왕복 6개 차로를 모두 점거했다. 이에 경찰은 오후 6시 15분부터 두 차례 해산 명령을 내렸다. 시위대는 약 30분간 경찰과 대치한 뒤 해산했다. 민노총은 이날 집회를 끝으로 지난 3일부터 진행한 총파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