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부산 사하구 사하경찰서 앞 도로가 침수돼 있다. 이날 부산에서는 시간당 70mm에 가까운 장대비가 내려 피해가 속출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과 경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밤새 쏟아지면서 주택·도로 침수, 산사태 등 피해가 속출했다. 오는 21일까지 비 소식은 없지만, 주말부터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피해를 입은 시설의 응급 복구도 긴급하게 이뤄지고 있다.

19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8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호우와 관련해 114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내린 비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전날 밤부터 19일 오전 사이 시간당 70㎜에 가까운 호우가 내렸다. 18일 오후 9시 48분쯤 부산시 사상구 주례동 주택가 뒤편 산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주민 25명이 급히 대피했다. 이날 부산에서는 총 315명의 주민이 주택 침수나 붕괴 우려 등을 이유로 인근 숙박시설 등으로 몸을 피했다.

오후 8시 35분쯤에는 동구 범일동 자성대아파트 앞 하천이 범람할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8시 13분에는 부산진구 부암동에서 오래된 건물 붕괴 우려에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취했다. 오후 7시 38분쯤에는 해운대구 중동 도로에 싱크홀이 발생해 도로 통제가 이뤄졌다. 부산에서는 하천변 도로나 산책로, 하상 도로 등 28곳이 통제됐고, 지하차도나 하천에 인접한 도로 50여 곳도 통제됐다가 차례로 해제됐다.

앞서 물에 휩쓸려 실종된 여성은 여전히 찾질 못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지난 11일 부산 학장천에서 집중호우로 물에 휩쓸려 실종된 60대 여성에 대한 수색작업을 9일째 이어가고 있다. 수색에는 소방과 경찰, 해경 등 380여 명이 투입된다. 낙동강을 넘어 가덕도까지 수색 범위를 넓혀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소방대원들이 부산 사상구 학장천에서 집중호우로 실종된 60대 여성을 찾기 위해 로프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실종 여성은 전날 오후 3시25분쯤 학장천에서 집중호우에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경남에서도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거제에서는 한때 시간당 50mm의 장대비가 내렸다. 경남소방본부와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18일 하루에만 17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18일 오전 11시 35분쯤 거제시 장목면 거가대교 진입로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다행히 지나가는 차량이 없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낮 1시쯤에는 함안군 군북면 한 농로에서 1t 트럭이 침수돼 운전자 1명이 구조됐다. 오후 10시 15분쯤에는 거제시 능포동의 한 상가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에 나섰다.

경남도에서는 19일 현재까지 창원과 거제 등 13개 시·군의 도로에서 사면 유실 19건, 도로침하 3건, 포장파손 2건, 도로침수 1건 등 29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또 창원 진전천 호안 일부가 유실되고, 4곳의 주택이 파손됐다. 산사태 등 우려 지역 주민 1500여명은 인근 경로당 등으로 대피해야 했다. 다만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남도 관계자는 “선제적인 주민 대피 등 빠른 대응으로 인명피해는 없었다”면서도 “피해 발생지역에 대한 긴급조사와 복구를 서둘러 진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