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혐오성 발언에 이어 최근 지역 주민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는 양태석 거제시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양 시의원은 2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 언행과 행동으로 논란이 되는 만큼 당에 부담을 줄 수 없어 오늘 탈당계를 제출했다”며 “탈당과 상관없이 당에서 진상 조사한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양 시의원은 무소속 의원으로 의정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양 시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저의 부족함으로 거제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오늘 저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양 시의원은 지난 20일 거제시 동부면 한 카페에서 진행된 주민총회 행사 과정에서 한 여성 주민이 “시의원님 커피 한잔 사세요”라는 말에, “돈은 없고 가진 건 이거 두 쪽 뿐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여성 주민 10여명이 있었는데, 양 시의원이 말을 하면서 바지춤 사타구니 쪽에 양손을 가져다 댔다는 의혹이 함께 제기됐다.
양 시의원 발언 후 현장에서 “그건 성희롱성 언행이다. 시의원이 그런 말을 하면 되겠느냐”는 항의가 있었고, 양 시의원은 곧바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양 시의원은 “당시 (커피를 사라는)상황을 오해 없이 슬기롭게 회피한다는 것이 부적절한 표현으로 이어졌다. 당시 문제를 제기하신 분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렸고 문자와 유선으로도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손을 주요 부분에 갖다 대었다’는 주장은 저의 양심에 비춰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고, 자리를 이동하기 전 손을 앞으로 모으는 습관대로 인사를 하는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종합하면 당시 발언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부적절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게 양 시의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양 시의원의 이번 논란을 두고 지역사회 여론은 갈수록 악화하는 모양새다. 양 시의원은 지난 4월 ‘외국인 노동자 지원 조례’ 심사 과정에서 “베트남 애들 10명 중의 1명은 뽕(마약 지칭)을 한다” “베트남인들은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게으르다”고 외국인 혐오성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양 시의원은 이 발언으로 지난 14일 거제시의회로부터 경고 징계를 받았고, 시민에게 공개 사과도 했다. 하지만 막말로 징계를 받은 지 불과 일주일여만에 성희롱성 발언으로 또 물의를 빚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성희롱은 중대 범죄 행위로, 더 큰 대형 참사와 재발 방지를 위해 당사자와 책임자의 결단을 요구한다”고 했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성명을 내고 “양 시의원은 외국인 노동자 혐오 발언에 이어 성희롱 발언까지 입만 열면 참담한 인권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기본적인 인권 감수성조차 갖추지 못한 양 시의원은 지역주민 그 누구도 대변할 자격이 없다. 당장 사퇴하길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