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소속 간부가 성폭행 혐의로 입건되고,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되는 등 현직 경찰의 비위(非違)가 잇따르고 있다. 수뇌부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앞둔 시기에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11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일선서에 근무 기강 확립 지침을 전달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최근 서울경찰청 소속 A 경정을 준강간 혐의로 입건했다. 금융위원회에 파견된 A 경정은 지난 8일 회식 이후 여성 직원을 종로구 한 모텔로 데려가 동의 없이 성관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종로서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를 완료했고 사건 발생 장소 근처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금융정보원은 A 경정 업무를 대신할 새로운 담당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경찰청 관계자는 “A 경정 혐의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부 징계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수서경찰서 소속 B 경감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날은 태풍 카눈 북상으로 서울 경찰에 ‘을호 비상(가용 경찰력 절반 동원)’이 발령된 상태였다. 수서경찰서는 B 경감을 대기 발령 조치했고, 서울경찰청은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B 경감은 10일 밤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그대로 차를 몰고 귀가하다가,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정문 차단기가 열리지 않자 후진하다 뒤 차와 부딪힌 혐의를 받는다. 근처를 지나던 시민이 음주 운전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B 경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를 넘어 면허 취소 수치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