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교사들이 참가한 ‘서이초 교사 추모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20만명이 참석한 대규모 집회였지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시위 현장마다 등장하는 정치인, 민주노총은 찾아볼 수 없었고 쓰레기·폭력 등 민폐도 없었던 3무(無) 집회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집회는 국회 정문 앞 의사당대로 8개 전 차로에서 진행됐다.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극단 선택 이후 7주째 이어진 주말 집회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이들은 ‘아동학대 관련법 즉각 개정’ ‘서이초 교사 진상 규명’ 등 피켓을 들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집회는 교사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교육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주도했다. 민주노총 계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민석·도종환·강민정 의원이 개인적으로 집회에 참가했지만, 연단에 올라 발언하는 시간은 따로 주지 않았다. 주최 측은 “집회 주인공은 정치인이 아닌 일선 교사들”이라고 했다.
세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집회 장소에는 쓰레기도 없었다. 이들은 떠나기 전 쓰레기를 미리 준비해온 쓰레기봉투에 주워 모았다. 경찰 관계자는 “수십만명이 운집한 집회가 이처럼 질서 정연하게 마무리되는 건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