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강남역에서 엽총으로 살인하겠다”는 취지로 글을 올려 기소된 30대 회사원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불법으로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대거 발견돼 혐의가 추가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창원지법 형사6단독 김재윤 판사 심리로 열린 A(30대)씨에 대한 첫 공판에서 A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씨는 지난달 4일 경기도 군포시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 ‘내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강남역 한 화장품 매장에서 칼부림 노노. 엽총 파티 간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시민 18명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남긴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글을 본 시민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IP(인터넷 주소) 추적을 통해 지난달 9일 A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실제 엽총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범죄가 적발됐다.
A씨 휴대전화에서 불법으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과의 성관계하는 영상이 대거 발견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경기 등 수도권 모텔·오피스텔 등에서 33차례(33명)에 걸쳐 성매매 여성과 성관계 하면서 몰래 스마트폰으로 불법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도 받게 됐다. 불법촬영 영상은 유포되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법 촬영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날 공판에서 대체로 검찰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협박 혐의와 관련해서는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법리 오해를 주장했다.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내달 20일 오전 10시 1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