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후 경남 창원시 진해해양공원에 전시체험관으로 변신한 진해함. /창원시

지난달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해양공원. 공원 안 해전사체험관 옆으로 당장에라도 출격할 것 같은 군함 한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지난 2020년 퇴역한 진해함(1200t급)이다.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석호(43)씨는 “함정 생활이 상상 이상으로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육군 출신이라는 김씨는 “TV에서나 봤지 군함을 실제로 처음보고, 타는 것도 처음이라 신기하다”며 “생활관부터 식당까지 생각보다 매우 좁았다. 실제 바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면 난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칭 ‘밀덕’(밀리터리 덕후·군사 애호가)이라는 박원우(15)군은 “갑판 위 76mm 함포 등 무기부터 조타실·함장실 등이 잘 재현돼 있어 좋았다”며 “최근까지 실제 임무수행을 하던 함정이라 더 실감 났다”고 했다.

창원시는 지난달 22일부터 진해함 전시체험관을 개관해 일반인에게 선보이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진해함은 지난 1988년 취역해 퇴역한 2020년까지 실제 우리나라 서·남 해역을 수호한 해군의 핵심 전력 중 하나였다. 길이 88m, 폭 10m 규모다. 지난 1999년과 2002년 벌어진 제1·2연평해전에도 참전했다.

군함 전시체험관으로 변신한 진해함 내 실제 기관부 침실의 모습. /창원=김준호 기자

창원시는 대한민국 해군의 모항으로서 진해가 갖는 상징적 의미, 국가 수호와 안보·평화의 중요성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 제공을 위해 퇴역한 진해함을 군함전시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해군과 협의를 통해 진해함을 무상 대여 받아, 25억원을 투입해 내부 관람시설 및 부대시설 공사를 진행했다.

진해함 전시체험관에서는 대한민국 영해를 지켜온 진해함 수병들의 임무 수행과 일과를 체험할 수 있는 사관실, 기관장실, 의무실, 조리실, 식당, 침실 등이 재현돼 있다. 또 국제신호기 안내, 해도 보는 법,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해도 영상 체험도 할 수 있다. 진해함 전시체험관은 무료로 볼 수 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진해함 전시체험관을 통해 진해해양공원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함정과 해군 생활상을 직접 체험하는 특별한 추억을 만드시길 기대한다”며 “안전한 전시 관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창원에서는 퇴역 군함을 활용한 전시체험관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창원시는 1944년 건조돼 6·25 전쟁 때 배치됐던 군함으로 2000년 말 퇴역한 강원함을 군함 체험관으로 꾸며 2005년 3월 해양공원 안 해상에 정박·전시한 바 있다. 이후 2016년 시설 노후화로 안전상 문제에 따라 창원시는 강원함을 해군에 반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