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 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 죽은 정어리떼가 떠 있다. /독자 제공

지난해 가을 경남 창원 마산 앞바다를 악취 소굴로 만든 ‘정어리 집단 폐사’가 올해도 반복될 조짐이다.

11일 창원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마산합포구 3·15 해양누리공원 앞바다에서 죽은 정어리떼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물 위로 떠오른 정어리는 일부이고, 대부분 수중 바닥 아래 가라앉아 있는 폐사체로 파악됐다. 창원시 관계자는 “죽은 지 24시간 정도 지나야 보통 물 위로 떠오른다”며 “이날 새벽에서 오전 사이 비교적 최근에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원인 규명을 위해 물 위에 떠오른 일부 폐사체를 수거해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보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본격적인 정어리 폐사체 수거작업은 폐사체들이 물 위로 떠오르면 어선과 중장비를 투입해 진행할 계획이다. 또 수거한 폐사체는 창원시 음식물자원화시설에서 소각 처리할 예정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정어리 집단 폐사는 올해 첫 사례로 폐사한 정어리 양이나, 원인 등은 수거작업이 본격화하고 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항 인근에서 포클레인이 집단폐사한 정어리를 수거하고 있다./뉴스1

창원에서는 작년에도 마산 앞바다를 포함해 진해만 일원에서 정어리가 집단 폐사한 바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월 29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창원 마산만·진해만 일대에서 수거한 정어리 폐사체는 226t 정도다. 정어리 집단 폐사로 인한 악취로 주변 상인과 주민들이 곤욕을 치렀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당시 대량 폐사를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가 검출되지는 않은 점 등을 들어 정어리떼 폐사 원인을 산소 부족으로 인한 질식사로 결론 내렸다. 정어리는 같은 청어목 어종인 멸치·청어보다 산소 소비량이 많아 산소 부족에 취약하다. 지난해 집단 폐사 발생 해역에는 산소 부족 물덩어리인 ‘빈산소 수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남해안 연안에 정어리 무리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최근 국내 정어리 어획량은 2006년만 해도 기록 자체가 없을 정도로 미미했지만, 2011년 2400t, 2017년 8100t, 지난해 1만2000t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7월에는 제주 외도동 해안가에 집단 폐사한 정어리가 밀려들면서 수백여m에 걸친 바위 곳곳이 정어리의 무덤이 되기도 했다.

지난 7월 제주시 외도동 해안가에서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된 정어리 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