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홍남표 경남 창원시장이 정어리 집단폐사가 발생한 현장을 찾아 폐사체 수거작업을 하고 있다. /창원시

작년에 이어 경남 창원 마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정어리 집단 폐사’가 ‘산소부족에 의한 질식사’로 확인됐다.

창원시는 지난 11일 정어리 집단폐사 발생 이후 즉시 시료를 채취해 국립수산과학원에 폐사 원인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창원시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은 산소 소비량이 많은 어종인 정어리가 떼로 산소부족 물 덩어리(빈산소수괴)가 있는 반 폐쇄성 해역에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산소부족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어리는 같은 청어목 어종인 멸치·청어보다 산소 소비량이 많아 산소 부족에 취약하다.

산소부족 물 덩어리(빈산소수괴貧酸素水塊)는 해수 유동이 원활하지 않은 반 폐쇄성 유역에서 저층에 퇴적된 유기물의 미생물 분해 과정에서 용존산소(물과 같은 용액 속에 녹아 있는 산소량)가 소모돼 발생한다. 수온의 변화 및 해수 유동에 따라 규모와 강도 등이 변화한다. 진해만의 경우 주로 6~10월 빈산소수괴가 발생한다. 올해 우리나라 첫 빈산소수괴가 발생한 곳도 창원 진해만과 여수 가막만이다.

창원은 작년에도 정어리 집단폐사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해 9월 30일부터 10월 29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창원 마산만·진해만 일대서 정어리가 떼로 죽었다. 당시 수거한 정어리 폐사체만 226t 정도다. 정어리 집단 폐사로 발생한 악취로 주변 상인과 주민이 고통을 겪었다. 당시 집단폐사의 원인도 ‘산소부족에 의한 질식사’였다.

수과원에서는 정어리 자원량이 증가함에 따라 마산만의 경우 육상에서 내만으로 유입되는 유기물을 줄이고, 주기적인 퇴적물 준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창원시 등에 제시했다.

지난 11일 오전 마산항 일원에 정어리 떼가 집단폐사했다. 창원시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인력 약 220명과 어선·장비 등 42대를 동원해 폐사체 수거작업을 벌여 총 45t을 건져 올렸다.

김현수 창원시 수산과장은 “국립수산과학원의 폐사 원인 분석 결과가 작년과 같으며 경남뿐만 아니라 부산, 제주 등 동남해안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임에 따라 관리부서와 여러모로 방안을 모색하고 그에 따라 해수부에 건의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