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 광포만. /해양수산부

국내 최대 갯잔디(볏과의 여러해살이풀) 군락지인 경남 사천 광포만 갯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새로 지정됐다.

23일 사천시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사천 광포만 갯벌 3.46㎢ 일원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 16번째 연안 습지보호지역이다.

해수부는 지난 18일 사천 광포만 습지보호지역 지정고시문을 통해 “넓은 염생식물(바닷가의 모래땅이나 갯벌 주변 염분이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 군락 및 대형 저서동물(산호, 성게, 조개 등 강이나 바다의 바닥에 깔려 있는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사천 광포만 갯벌의 체계적 보전 및 관리를 위해서”라고 습지보호지역 지정 목적을 밝혔다.

광포만에는 갯잔디가 6만 2264㎡ 규모로 군락을 이뤄 서식하는데,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갯잔디는 철새의 쉼터 역할을 한다. 실제로 광포만에는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등 법정 보호종인 바닷새 4종이 서식하고 있다. 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갯게, 대추귀고둥, 흰발농게가 서식 중이다.

광포만 갯벌은 2000년대 초 인근 산업단지 조성으로 사라질뻔하다 지역 주민 등의 노력으로 생태적 가치가 잘 보전돼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지보호지역 지정에 따라 해양생물과 어업자원의 서식처 보전, 오염 저감·방지시설 설치 등 생태계 보호 시책이 추진된다. 또 해양생태와 경관자원을 관광으로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시설 설치와 확충,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도 병행하게 된다. 사천시 등은 이 같은 절차가 진행되면 사천 광포만도 전남 순천만과 같은 경쟁력을 갖춘 생태관광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광포만 갯벌을 해양생태관광지로 조성하는 공약도 내걸었다. 지난달 6일 습지보호지역 지정 관련 주민공청회에 참석한 박 시장은 “순천만을 능가하는 습지가 되도록 민과 관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앞으로 사천 광포만 갯벌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해 우수한 생태자원의 가치를 보존하고, 그 가치를 지역주민을 비롯한 우리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