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서 숨진 유엔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추모의 날(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기념식이 11일 부산 남구 유엔 기념 공원에서 열렸다. ‘유엔 참전 용사 추모의 날’ 은 6·25전쟁 참전 22국 사람들이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부산 유엔 기념 공원에 안장된 참전 용사들을 향해 1분간 묵념하며 추모하는 행사다. 11월 11일 11시는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시점이고, 이날은 영연방의 현충일이다. 2007년 캐나다 참전 용사인 캐나다인 빈센트 커트니씨의 제안으로 영국·호주·뉴질랜드 등 영연방 7국에서 시작돼 매년 이어지고 있다.

이날 행사는 인근 평화 공원에서 동상을 제막한 ‘리처드 위트컴’ 장군 묘역 등의 참배를 시작으로 부산을 향하여 1분 묵념, 헌화, 참전국 대표 인사, 추모 공연, 헌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추모 비행 등 순으로 진행됐다. 묵념 때는 전몰 장병들을 국빈급으로 대우하는 의미의 조포 21발과 함께 부산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렸다. 이해인 수녀는 “우리의 조국에 님들의 이름을 새깁니다. 우리의 이름에 님들의 이름을 감사로 새긴다”는 직접 지은 헌시를 낭독했다. 이어 블랙이글스가 6분여 동안 하늘에서 태극기 문양을 그리는 예술적 비행으로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이날 유엔 기념 공원에선 콜롬비아와 영국 참전 용사 6명의 유해 안장식이 거행됐다. 콜롬비아 참전 용사는 루이스 카를로스 가르시아 아르실라, 호세 구스타보 파스카가사 레온, 호세 세르히오 로메로, 호르헤 산체스 타피아씨 등 4명으로, 콜롬비아 용사의 안장은 처음이다. 이어 브라이언 제임스 로런슨, 브라이언 우드씨 등 영국 용사 2명의 유해도 함께 묻혔다. 또 네덜란드 참전 용사 니콜라스 프란 베셀스의 묘역에는 아내인 안나 엘리자베스 베셀스 드 보스트 여사의 유해가 합장됐다. 베셀스 부부 합장으로 이곳에서 함께 영면해 있는 부부는 모두 13쌍이 됐다. 유엔 기념 공원에는 현재 12국, 참전 용사 2326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