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진행된 2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시민응원전에서 시민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김동환 기자

“꿈은 이루어진다”

2002년 월드컵 때 우리나라를 가득 메운 함성이 2023년 부산을 뒤덮고 있다.

28일 오후 8시 30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염원하는 시민 1500여명이 모여 대규모 응원전을 펼쳤다. 김수철의 ‘젊은 그대’ 노래에 ‘오늘, 부산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응원 깃발을 흔들던 시민들은 “으쌰라 으쌰”를 외치고 흥을 끌어 올렸다. 부산시립합창단이 ‘돌아와요 부산항에’ ‘부산 갈매기’ 등 부산과 관련된 노래를 잇따라 부르자, 따라 부르며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는 별명이 붙은 사직야구장 못지 않은 모습을 연출했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진행된 2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시민응원전에서 시민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김동환 기자

이날 부산 곳곳은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희망하는 현수막과 응원 문구, 시민의 열기로 도시 전체가 들썩였다. 식당과 카페 등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엑스포’ 이야기가 단골 주제로 등장했다. 2030세계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눈앞에 다가왔다. 개최지는 29일 오전 0시를 전후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발표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경쟁 중인 부산은 ‘역전 드라마’를 꿈꾸며 막바지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오후 10시 40분쯤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대형 스크린에 우리나라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PT)이 시작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을 시작으로 나승연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등 5명의 연사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풍부한 문화의 중심지 부산이 엑스포를 개최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의 최종 PT를 진행했다. 시민들은 PT 중간중간 함성과 박수로 부산의 유치 열망을 프랑스 파리까지 보냈다.

2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시민응원전 시작에 앞서 한복을 입은 시민응원 특별공연팀이 사전 연습을 하고 있다. /뉴스1

부산에 이어 로마(이탈리아),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순으로 PT가 이어졌다. 각 나라마다 20분씩 PT를 벌였다. 최종 개최지는 29일 오전 1시를 전후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박물관 대강당에서는 오후 5시부터 시민 300여명의 응원전이 펼쳐졌다. 해군작전사령부 군악대의 특별 응원 연주, 동구여성합창단 응원 공연 등으로 유치 열망 분위기를 띄웠다. 한헌교 2030부산월드엑스포 축제집행위원회 집행위원장은 “2030년 부산에서 월드엑스포를 개최하는데 한알의 밀알이 되고자 뛰어왔다”며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성숙(65)씨는 “부산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염원하는 만큼 바라는 결과가 있을 것이다”며 “남은 몇 시간 동안 기도하고,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오후 부산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염원식에서 2030 부산월드엑스포 축제집행위원회와 시민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최지 발표 한달 전부터 부산에서는 시민 응원전에 불이 붙었다. 지난 4일 77만명의 인파가 몰린 부산불꽃축제로 엑스포 유치 염원을 선보였고, 지난 21일 부산 번화가인 서면교차로에서 시민 1000여명이 응원전을 펼쳤다. 지난 27일 부산역 광장에서도 300여명이 모여 ‘2030세계박람회 부산유치’를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부산역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에게 응원 열기를 전했다. 초등학생들도 응원전에 힘을 보탰다. 해운대구 강동초등학교는 지난 24일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학예회’를 열어 ‘부산세계박람회 소원 나무’와 유치를 기원하는 작품 등을 선보였다. 강동초는 부산시교육청이 엑스포 유치 분위기를 선도하기 위해 지정한 ‘엑스포 유치 협력 학교’ 20곳 중 한 곳이다.

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는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문구를 담는 메시지 보드도 설치됐다. 남녀노소, 부산시민과 외지인 할 것 없이 이곳에 “부산엑스포 응원합니다” “2030년 부산에 엑스포 보러 올게요” 등의 메시지가 붙었다. 지난 25일에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엑스포 유치 소망을 담은 높이 30m의 대형 열기구를 띄웠다.

지난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에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대형 열기구가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부산시에 따르면 최종 PT 후 BIE 회원국의 비밀 전자투표가 진행된다. 179~180개국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한 나라가 나오면 개최지가 확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1차 투표 상위 2개국이 결선 투표로 진출한다. 우리나라는 1차 투표에서 이탈리아에 앞선 뒤 2차 결선 투표에서 사우디에 역전승을 거둔다는 전략이다. 사우디보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당초 열세라는 평가에도 정부·지자체·재계·민간이 함께 힘을 합쳐 회원국 하나하나를 설득하는 전략으로 막판 사우디와의 격차를 많이 좁힌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