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에 은닉한 마약 때문에 불편하게 걷고 있는 모습. /부산세관

가랑이 사이에 마약을 숨기는 방법으로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려던 마약 조직이 세관과 경찰의 공조수사로 붙잡혔다.

부산세관과 경남경찰청 등은 케타민 등 신종 마약을 국내로 유통한 혐의로 주범 A (39)씨, 운반책 B(19) 씨 등 5명을 구속 송치하고, 공범 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세관 등에 따르면 운반책 B 씨는 지난 7월 16일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가랑이 사이에 비닐로 꽁꽁 싸맨 케타민 210g, 신종 마약 MDMA 400정을 숨겨 들어오려다가 적발됐다. 경찰 등은 “B씨가 숨겨 온 마약은 약 1만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세관과 경찰은 B씨가 속한 마약 조직의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B씨 등 조직원들이 주기적으로 베트남을 오간 정황을 수상히 여겨 관세청 방범카메라(CCTV) 영상 등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B씨는 입국할 때마다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웠다. 이후 화장실에 다녀온 후에는 정상적으로 걷는 점을 눈여겨봤다.

이날도 B씨는 입국 후 불편하게 걷다가 화장실을 다녀온 후 자연스럽게 걸었다. B씨를 미행하며 주변에 있었던 경찰이 B씨의 가방을 수색했고, 숨겨 들여온 마약을 발견했다.

비슷한 시각 또 다른 경찰관들은 마약 밀수 조직 주범인 A 씨 등이 있는 경남 김해의 은신처를 급습해 현장에서 2명을 검거했다. 이곳에서 케타민 78g도 추가로 압수했다. A씨 등을 붙잡은 경찰은 이어 마약 밀반입에 가담한 또 다른 운반책 등 조직원과 이들에게 마약을 구매한 매수자 등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은 올해 4~5월 두 차례에 걸쳐 베트남에서 케타민 300g, MDMA 200정, JWH-108 등 합성 대마 2.5㎏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수사는 세관과 경찰이 베트남을 주기적으로 오가던 한 남성을 수상히 여겨 관세청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시작됐다. 세관은 A 씨를 중심으로 한 마약 유통 조직의 존재를 확인해 이들의 입출국 패턴,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범행 수법을 사전에 파악했다. 이어 이들의 입국 정보 등을 입수해 경찰과 검거 작전을 펴 현장에서 운반책을 비롯해 은신처에서 주범을 붙잡았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세관과 경찰이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밀반입 단계부터 국내 유통단계까지 추적해 밀수 조직을 소탕한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검찰·경찰·국정원 등 수사·정보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마약류가 국내로 밀반입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