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출마 후보자로 거론되던 이에게 불출마 조건으로 공직을 제공하기로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당원 등 매수금지)로 기소된 홍남표 창원시장에게 검찰이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의 구형은 홍 시장이 지난해 11월 기소된 지 1년여 만이다.
18일 오전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장유진) 심리로 진행된 홍 시장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 범죄 사실은 정당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공정한 선거 질서를 해치는 행위일 뿐 아니라 공정한 공직자 선발을 요구할 수 있는 국민의 공무 담임권을 해하는 위험성이 있다”며 “엄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 또는 징역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당선 무효가 된다.
재판부는 내년 1월 8일 결심 공판을 속행하고, 오는 2월 6일 오후 3시 1심 선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지난해 6·1지방선거 때 당시 총괄선거대책본부장 최모(60대)씨와 함께 당내 경선 출마 상대 후보였던 이모(40대)씨를 매수하려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씨와 이씨도 함께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홍 시장으로부터 자리를 약속받고 후보에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씨가 경찰에 고발하면서 사건화 됐다.
선거법상 누구든지 당내 경선에서 후보자가 되지 않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게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 의사를 표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또 이익이나 직의 제공을 받거나 제공 의사 표시를 승낙해서도 안 된다.
이 재판의 쟁점은 이씨가 후보자가 되려는 자였는지, 홍 시장이 이씨에게 직을 약속했는지, 홍 시장과 최씨가 이를 공모했는지 등이다.
이날 피고인 최후 변론에서 홍 시장 측은 공소 사실을 부인하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홍 시장 측 변호인은 “이씨는 당시 예비후보로도 등록하지 않고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아 공직선거법에서 정하는 객관적 후보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씨가 선거를 앞둔 시점 지상파 방송에 패널로 출연할 때 방송 심의 규정에 따라 90일 이전부터 방송에 출연해선 안 되기 때문에 방송국 측이 이씨에게 수차례 출마 여부를 물었지만, 이씨는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방송에 계속 출연했다는 점을 앞세웠다.
또 홍 시장 변호인 측은 “당시 지지율 등을 봤을 때 (홍 시장이 직접) 자리를 약속한 사실도 없고, 이유도 없다”며 “최씨와 공모한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 측 변호인도 비슷한 취지로 최후 진술을 했다. 변호인들은 “정치적인 대의명분으로 고발한다면 이씨가 잃는 것보다 그로 인해 얻을 반대급부가 상당해 보인다”며 이씨 자백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재판부는 최씨 측 변호인의 최후진술이 길어지자, 변론을 중단시키고 내년 1월 8일 재판을 속행해 이씨 측 변호인과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을 이어간다.
앞서 양측은 결심 공판 전까지 모두 16차례 공판을 열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지난 4일 열린 16차 공판에는 그간 제출된 각종 증거를 두고 양측이 의견을 달리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증거목록만 200번을 넘길 정도로 그 양이 많아 재판부가 이를 확인하는 절차만 1시간 30분가량 진행해야 했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 속 증거 제출·증인 심문이 이어지면서 검찰이 기소한지 1년이 넘도록 1심 재판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통상 공직선거법상 1심 선고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하도록 하고 있지만, 사실상 훈시 규정으로 인식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