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자신이 쫓던 멧돼지로 착각해 총을 발사하고 숨지게 한 엽사에게 금고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7단독 민한기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5)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20일 오후 11시쯤 경남 양산시 한 마을에서 멧돼지 수렵을 하던 중 다른 수렵인 B(51)씨를 자신이 쫓던 멧돼지로 오인해 엽총을 3차례 발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왼쪽 가슴과 팔 등에 총상을 입어 결국 숨졌다.
A씨와 B씨는 둘 다 양산시에서 유해조수 수렵 허가를 받은 수렵인이다. 이날 각각 야산에서 유해조수 구제 활동을 하던 중이었다.
민한기 판사는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이 무겁다”며 “유해 야생동물인 멧돼지를 포획하려는 과정에서 범행한 것으로, 그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울산경찰청은 지난 14일 ‘유해조수 구제 안전대책 유관기관 간담회’를 갖고 사고 예방을 위해 총기 보관 해제 요청 시 심사를 엄격히 하기로 했다. 또 멧돼지가 도심 등 민가 근처에 나타나면 주민에게 긴급재난문자 발송을 검토하고, 마을 방송을 통해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유해조수포획단으로 활동하는 시민은 수렵조끼 착용, 실탄 구매·소지 개수 제한, 총기·수렵 관련 증서 소지, 음주 상태 총기 소지 금지 등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