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김모(67)씨가 4일 구속됐다.
부산지법 성기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김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범행 내용, 범행의 위험성과 중대성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곧바로 구치소에 가지 않고, 부산 연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기소될 때까지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씨는 이날 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연제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면서 “이 대표를 왜 살해하려 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호송 차량에 올랐다. 그러나 부산지검 호송출장소 앞에 도착해서는 “이 대표를 왜 찔렀느냐”는 질문에 “경찰에 내 변명문을 여덟 쪽(8장)짜리로 제출했다. 그것을 참고해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사주가 있었냐” 등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미리 써놓은 ‘변명문’에는 ‘지난 정부 때 부동산 폭망, 대북 굴욕 외교 등으로 경제가 쑥대밭이 됐다. 윤 정부가 들어섰지만 이재명이 당 대표로 나오면서 거대 야당 민주당이 이재명 살리기에 올인하는 형국이 됐다. 이대로는 총선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나라 경제는 파탄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기자들 앞에서 얼굴을 가리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오히려 카메라나 기자들 얼굴을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답변을 할 때도 흥분하지 않고 담담했다. 그는 유치장에 있으면서 “책을 보고 싶다”고 요구해 경찰이 준 ‘삼국지’를 읽었다고 한다. 경찰은 조사 과정이나 영장 심사 과정에서 김씨의 태도, 오락가락하는 진술 등을 고려해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해 심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총 6차례 정도 이 대표의 일정을 사전에 파악해 행사 현장을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