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8시 40분쯤 천안시 부대동 한 삼거리 도로에서 음주 차량이 신호를 위반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독자 제공

음주 상태에서 시속 130㎞로 차량을 몰다 길을 건너던 고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하고 도망친 30대 운전자가 구속 송치됐다.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 치사), 도로교통 위반(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40분쯤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 한 삼거리 도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달리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고교생 B(17)군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이후 A씨는 1.8㎞가량을 도주하다 전봇대를 들이받고서야 도주를 멈췄다.

당시 CCTV 화면을 보면 B군은 보행자 신호가 깜빡이기 시작한 건널목으로 뛰어갔다. B군이 도로를 거의 건너 인도에 다다를 때쯤 갑자기 A씨의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려와 B군을 덮쳤다. 사고 지점은 시속 50㎞ 제한 구간이었지만, A씨는 시속 130㎞의 속도로 달렸다. A씨를 현장에서 붙잡은 경찰의 음주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9%로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경기 평택시에서 술을 마신 후 20여㎞를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동종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범행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고가 공분이 일면서 A씨의 차량 모습이 화제다. A씨 차량 뒤편에는 여러 개의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고속도로 1차로는 추월 차선입니다’ ‘보여? 안전거리 미확보’ ‘브레이크 성능 좋음. 대물 보험 한도 높음?’ ‘방지턱 거북이’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21일 천안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차량(왼쪽), 2022년 6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차량 사진. /KBS, 에펨코리아

이 차량은 2년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된 차량과 같은 차량으로 누리꾼들이 추정하고 있다. 이를 알아본 누리꾼들은 “2년 전 양카(양아치 차)가 음주 뺑소니까지 한 거냐” “이상한 스티커, 로고 교체는 과학”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차량의 스티커를 토대로 한 신상 일부도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미디어’는 A씨의 이름 일부를 공개하고 “해당 운전자는 자동차 동호회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차량에 기괴한 문구들의 스티커를 부착하고, 평소 과속 운전하는 모습의 영상을 단체채팅방 등에 공유하며 자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에 대한 제보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