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두 차례에 걸쳐 총 7500만원어치 돈다발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돈이 범죄와 관련된 ‘검은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돈다발이 발견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7일 울산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2시쯤 울산 남구 옥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경비원이 검은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봉지 안에는 5만원권을 100장씩 묶은 돈다발 10개가 들어 있었다. 총 5000만원이었다. 돈은 은행 띠지로 묶여 있었다.
이 화단에는 성인 허리 높이 정도 되는 작은 나무가 있는데, 돈다발이 든 봉지는 이 나무 뒤쪽에 숨겨져 있어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경비원은 쓰레기인 줄 알고 주우러 갔다가 돈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비원이 이 사실을 입주민 회장에게 알렸고, 입주민 회장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틀 뒤인 지난 6일 오전 7시 45분쯤 같은 아파트 화단에서 환경미화원이 현금 2500만원이 든 검은 비닐봉지를 추가로 발견했다. 발견 당시 봉지는 잎사귀 등으로 덮인 상태였다고 한다. 봉지 안에는 5만원권이 100장씩 총 다섯 묶음 들어 있었다. 2500만원이었다. 앞서 돈다발이 발견된 곳과는 약 1m 떨어진 지점이었다. 두 차례에 걸쳐 7500만원이라는 거액이 같은 장소에서 발견되자 돈의 출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 화단을 직접적으로 비추는 감시 카메라(CCTV)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7일 오후 현재까지 분실 신고가 없는 점, 돈다발이 오가는 주민이 드문 한 동짜리 아파트 화단에서 숨겨진 상태로 발견된 점을 들어 보이스피싱(전화 금융 사기) 등 범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돈다발 일부는 물에 젖어 있는 등 훼손된 상태였는데, (숨긴 후) 시간이 다소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띠지에 은행과 발행 일자가 적혀 있는데, 수표가 아니기 때문에 은행을 통해 고액 인출자를 확인하고 일일이 탐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