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두 살배기 손녀를 태우고 출고된 지 한 달도 안 된 SUV를 몰다 전복 사고를 낸 60대 운전자가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차량에서 별다른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정밀 검사를 발표했다. 경찰은 이러한 감정 결과에 따라 60대 운전자 A씨의 급발진 주장은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운전자 과실 여부 등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13일 경남 함안경찰서에 따르면 이 사고는 지난 4월 17일 오후 1시 10분 함안군 칠원읍 한 교차로에서 A씨가 몰던 투싼 SUV가 앞에 있던 승용차를 추돌하면서 발생했다. 이후 이 SUV는 약 1.3㎞를 질주하다 칠서나들목(IC) 인근 지방도 교통 표지판을 충격한 뒤 주변 논에 전복됐다.
국과수 감정 결과 교통표지판과 충돌하던 당시 이 SUV 속도는 시속 약 165㎞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A씨는 갈비뼈가 골절됐고, 함께 차에 타고 있던 손녀(2)도 다쳤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최초 추돌 사고와 교통 표지판 충격 여파로 인근 차량 6대가 일부 파손됐다. 전복된 SUV는 당시 출고 한 달이 채 안 된 신차로, 사고 후 완전히 부서졌다. A씨는 “당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으나 작동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하며 차량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국과수는 전복 사고가 난 차량에서 별다른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정밀 감정 결과를 보내왔다고 한다. 국과수는 EDR(사고기록장치)과 블랙박스 등 전복 차량 전체를 분석한 결과 운전자가 제동장치를 조작한 이력은 없으며 사고 직전 가속 페달을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국과수는 또 사고 현장 인근 방범용 폐쇄회로(CC)TV에도 사고 차량 제동 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해 급발진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