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이 조성할 유스호스텔 조감도. /의령군

소멸 고위험 지역인 경남 의령군이 체험시설·숙박시설 등 인프라 구축으로 체류형 고장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의령군은 지역소멸대응기금 등 총 166억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2026년 6월을 목표로 유스호스텔을 준공한다고 23일 밝혔다. 총 면적 4000㎡에 지상 4층 규모로, 37개 객실에 1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유스호스텔엔 회의와 학술대회 등을 유치할 수 있는 대회의장도 갖출 예정이다. 유스호스텔은 의령읍 하리에 있는 옛 군부대 부지를 활용하게 된다. 해당 부지는 지난 2015년부터 비어 있었다.

인구 약 2만5000명의 의령군은 경남 18개 시·군 중 가장 사람이 적다.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학령인구도 경남에서 가장 적은 곳이다. 그렇다 보니 유스호스텔 등 학생을 단체로 수용할 수준의 숙박시설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9월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경남교육청이 525억원을 들여 정식 개관한 교육·문화체험시설인 ‘미래교육원’이 의령에 들어서면서다. 개관 후 지난 5월까지 8개월간 미래교육원을 찾은 학생 수는 14만7857명. 의령 인구 5배가 넘는 규모다. 방문객이 몰리면서 지역 경제도 덩달아 살아났다. 의령군에 따르면 미래교육원 개관 후 5개월간 분석 결과 지역에 13억원이 넘는 경제 효과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의령군에 있는 경남교육청 미래교육원에서 학생들이 코딩 로봇 자동차를 조립하고, 주행시키는 체험을 하고 있다. /경남교육청

의령군은 유스호스텔 조성으로 지역에 더 많은 학생을 유치하면서 하루 이상 체류시켜 지역 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각종 대회·전지훈련 선수단 유치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미래교육원 개원 등으로 지역을 찾는 생활인구가 늘었지만, 그동안 변변한 체류형 숙박시설이 없었다”며 “기존 관내 숙박 업계가 피해가 가지 않도록 상생하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의령군은 국립국어사전박물관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은 최초 국어사전인 ‘조선말 큰사전’ 편찬을 주도한 조선어학회 핵심 인사 이극로, 이우식, 안호상 선생의 고향이 의령이라는 점에서 시작됐다. 영화 ‘말모이’에서 배우 윤계상이 연기한 인물이 이극로 선생이었다고 한다.

의령군은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애쓴 조선어학회 인물들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한국어의 전문적 조사연구를 위한 목적으로 박물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비 등 350억원(추정액)을 들여 토박이말 전시관, 사전도서관, 세계사전관, 디지털관, 지역‧사회‧해외방언연구소 등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국립국어사전박물관은 지난 20대 대선 때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공약 중 하나였다.

최근 경남도의회는 박물관 의령 건립 유치를 위한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군에서는 ‘박물관 건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시행을 위한 예산을 올해 추경에 편성해달라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의령군 관계자는 “우리말 사전과 우리말 표기법 제정의 모태가 되는 곳이 의령군이다”며 “우리말과 글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시대별, 세대별, 역사별 언어문화를 정리, 보존하는 박물관이 유치되면 미래교육기관인 미래교육원과 새로운 형태의 ‘교육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국립국어사전박물관 의령 건립 유치를 위해 열린 학술대회. /의령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