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현장 경찰관에게 보급될 ‘저위험 권총’을 재검증한 결과, 2개 항목에서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23일 파악됐다. 경찰은 “목표를 미충족했지만, 목표에 근접하거나 국제표준을 충족했으며, 전문가들도 ‘현장 도입 적정’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저위험권총 총 2만8826정을 현장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올해 4~6월 저위험권총 2차 검증 테스트를 실시했다. 현재 현장 경찰에 보급된 38구경 리볼버 권총은 살상력이 높아 피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경찰은 플라스틱 재질 탄환을 사용해 위력이 기존 권총의 10분의 1 수준인 저위험 권총을 대안으로 마련했다.
지난해 실시한 1차 검증 테스트 때는 경찰이 설정한 목표 15개 항목 중 4개가 기준 미달이었다. 특히 문제가 된 건 ‘낙하 충격’ 부분이었다. 권총을 높이 1.5m 지점에서 바닥에 떨어트려 충격을 주는 시험이었는데, 총탄에 ‘공이 자국’이 남았다. 공이가 총탄을 일정 수준 이상의 힘으로 때리면 총은 발사된다. 공이 자국이 남았다는 건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는데도 공이가 총탄을 때렸다는 것으로, 바닥에 떨어진 총이 발사되는 오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또 ‘정확도·분산도’ 부문에서는 저위험 권총 설계 기준은 충족했지만, 국군 K5 권총 기준에는 미달했다.
올해 2차 검증 테스트에선 3개 항목(권총부식, 탄자깨짐, 연속 격발 장애 우려)에 대해 개선을 완료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1차 테스트 때와 마찬가지로, 낙하 충격시 공이 자국이 남았다. 건물 3층(9.3m)에서 4차례 낙하 실험을 했는데, 공이 자국이 2차례 남았다. 바닥에 떨어트려 충격을 주는 시험에서도 총탄에 공이 자국이 10차례 남았다. 경찰은 “36회의 낙하 시험 중 뇌관 격발 사례는 없었다”며 “경찰은 지침상 권총 휴대시 공이 위치를 탄이 없는 공실에 유지하고 있어, 실수로 떨어뜨려도 오발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권총의 낙하 안전성에 대한 다수 국제 표준은 ‘뇌관 폭발 없음’이기 때문에, 공이 자국이 남은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또 권총 성능 중 장거리(13.7m) 사격의 경우 정확도 부문은 기준에 도달했지만, 분산도는 목표 수치에 미달했다. 경찰은 “종합적 명중력은 안정적 수준”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5월부터 세 차례 총기 탄약 관련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한 자문 회의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현장 도입 적정성에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 올해 현장 경찰관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용한 결과, 설문 참여자(78명)의 약 85%는 저위험권총 사용시 자신감이 38권총에 비해 증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경찰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1년간 사전훈련→시범운영→현장배치)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 부산 전 경찰서, 1급지 경찰서, 2-3급지 경찰서 순으로 2029년까지 총 2만8826정의 저위험권총을 현장 보급할 계획이다. 또 2026년 서울 부산 지역 사전 훈련에 필요한 저위험권총과 저위험탄은 2025년 하반기 사전 구매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