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는 확실히 몸과 마음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없다.서울에서 맨발걷기에 최적화된 장소를 찾았다.

◇중랑구 용마폭포공원

/사진 홍혜수

대규모 인공폭포가 있는 공원이다. 지하철 용마산역에서 가깝고 뒤편의 용마산을 통해 아차산, 불암산 등지로 트레킹을 할 수도 있다. 작년 이곳에 황톳길도 생겼다. 길이 120m, 폭 2m로 작은 규모지만 신발장, 세족장 등 필요한 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다. 폐버스를 개조한 ‘책깨비 도서관’도 있다. 버스 내부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고 아이들과 어른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서대문구 안산자락길

/사진 윤헤숙

안산자락길의 무장애 데크길은 길이 7km에 이른다. 국내 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무장애 숲길도 좋지만 이곳엔 걷기에 좋은 황톳길이 여러 군데 마련되어 있다. 건식과 습식 황토는 물론이고 족욕탕, 지압길 등의 시설이 세세하게 설치되어 있다. 반려견 산책로와 놀이터도 있다. 아까시숲, 메타세쿼이아숲, 가문비나무숲 등 구간별로 테마가 다른 숲길도 꾸며놓았다. 조명이 잘 설치되어 있어 야간에도 탐방할 수 있다. 맨발걷기에 최적화된 ‘맨발 테마파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초구 매헌시민의숲

/사진 조수봉

원래 이름은 ‘양재시민의숲’이었다. 2년 전 이름이 매헌시민의숲으로 바뀌었고 이는 숲 인근에 자리한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 기념관과 관련 있다. 매헌은 그의 호다. 이 숲은 1986년 조성됐다. 이에 따라 공원 내 큰 나무가 많고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맨발 공원 역시 생긴 지 오래 됐다. 황톳길이 아닌 발바닥 지압을 위해 돌을 깔아놓은 지압보도가 마련되어 있다. 맨발 공원에서만 맨발로 다니기엔 아까운 정취를 지녔다. 운치 있게 조성된 숲에서 맨발걷기는 분명 색다른 기분이 들게 한다.

◇마포구 난지 테마관광 숲길

/사진 임중빈

마포구에는 맨발로 걷기 좋은 길이 많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난지 테마관광 숲길이다. 작년에 조성됐다. 구간 중 하이라이트는 메타세쿼이아길로 1km에 이르는 평지에 수 십 미터 높이로 자란 메타세쿼이아가 눈길을 끈다. 이뿐만 아니다. 나무 주변에 꽃무릇 26만 본, 상사화 1만8,900본, 맥문동 6만7,700본을 포함해 총 34만9,800본의 초화가 심어져 있다. 사계절 내내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이곳은 ‘시인의 거리’라는 명칭도 붙었다. 길 끝에 마포문화원, 마포문인협회가 선정한 시집을 볼 수 있는 작은 도서관도 있다.

◇노원구 불암산 힐링타운

/사진 홍혜수

봄이면 산자락이 분홍색으로 뒤덮이는 철쭉공원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지역 명소다. 철쭉동산을 비롯해 나비정원, 생태학습관, 순환산책로, 정원지원센터, 카페 포레스트, 산림치유센터, 전망대, 유아숲 체험장 등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아쉽게도 이곳엔 황톳길이 없다. 굳이 흙길을 맨발로 걸어야 맨발걷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편안하게 조성된 길을 맨발로 걸으며 힐링하면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가 싹 씻겨나갈 것이다.

◇은평구 봉산 편백나무 힐링숲

/사진 박분

서울시 유일의 편백나무 숲이다. 봉산은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경계에 있다. 구청에서 2014년부터 심기 시작해 현재 1만3,400그루에 달하는 편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편백숲 전망대에서 보이는 북한산 전경이 일품이다. 이 외에도 숲 주변에는 무장애숲길, 쉼터 등이 조성되어 있고 서울둘레길 7코스(봉산~앵봉산 코스)가 지난다.

<월간산 8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