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는 집 근처 공원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굳이 시간을 내서 찾아가는 명소들도 있다. 맨발걷기 명당 6곳을 모아봤다.
◇인천 하나개 해수욕장
무의도에 있는 하나개해수욕장은 2019년 무의대교가 개통되면서 수도권의 인기 피서지로 자리 잡은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이곳이 별안간 맨발 성지가 됐다. 암을 이겨낸 사람들, 그리고 암이나 난치병을 이겨내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나개해수욕장을 “수도권에서 맨발걷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오염 안 된 청정갯벌이 있는 곳”이라고 꼽는다. 약 1km 길이의 해변에 썰물이면 완만하고 고운 펄이 광활하게 펼쳐져 맨발걷기에 최적이라고 한다.
지난 4월에는 ‘맨발 아미사 힐링하우스’가 오픈했다. 아미사는 ‘암을 이긴 사람들’의 준말이다. 하나개 맨발걷기를 통해 암을 이겨냈다는 사람들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의 안식처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하나개해수욕장 소나무 솔밭에 있으며 채식 음식을 주로 판다. 단 개인 예약은 받지 않으며 맨발걷기 행사가 있을 때만 운영된다. 문의 010-5262-8836.
◇하남 한강변모랫길
이현재 하남 시장이 신기할 정도로 맨발걷기에 진심이다. 하남시 맨발걷기협회에 따르면 현재 하남시에는 총 8곳의 맨발걷기 명소가 있다고 한다. 풍산공원 황톳길, 검단산 등산로 일부, 말바위 맨발 산책로, 당정뜰 갈대밭 마사토길, 미사호수공원 모랫길 및 황톳길, 하남교회 뒤 여우산 등이 있고 이 중 가장 유명한 곳이 한강변모랫길(미사리 둑방길)이다.
왕복 약 9.8km의 길로 한강을 바라보며 맨발걷기를 할 수 있는 드문 곳으로 꼽힌다. 갈대밭이 어우러져 풍광도 멋있다. 현재는 모랫길인데 시에서 황톳길도 추가로 조성하고 있어 맨발걷기꾼들이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계족산 황톳길
맨발걷기길을 논할 때 계족산을 빼고 말할 수 없다. 지금의 맨발걷기 광풍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한 곳이다. 총 14.5km에 질 좋은 황토 약 2만 톤을 쏟아 부어 만든 4시간의 맨발걷기 산책코스다.
계족산이 지금의 명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지역 기업 조웅래 회장의 각별한 맨발걷기 사랑 때문이다. 그는 2006년 계족산에서 하이힐을 신고 온 여성에게 자신의 신발을 빌려주고 맨발로 걸었다. 그러자 그날 밤 숙면을 취할 수 있었고, 그 느낌을 잊을 수 없어 14.5km의 임도에 황토를 깔아 현재의 황톳길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현재까지 매년 추가로 황토를 보수 및 관리하고 있다.
◇문경 문경새재 황톳길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과거를 보러가는 선비들이 꼭 지나야 하는 길로 유명하다. 지금은 제1관문부터 제3관문 사이에 황톳길이 7km 깔려 있어 주변 관광과 엮은 맨발걷기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매년 맨발걷기 행사도 개최된다. 올해는 8월 17일 축제 개최가 예정돼 있다. 스포츠웨어 티셔츠를 제공하며 인기 가수의 공연과 맨발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과 상품들이 마련될 계획이다. 2관문까지 이르면 미숫가루와 생수도 받을 수 있다. 다년간의 행사 덕택에 맨발걷기를 위한 부대시설도 좋은 편이다.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도 있고 신발 보관함도 있다.
◇광주 금당산 맨발로
무등산전망대로 잘 알려진 광주 서구의 금당산에는 최근 약 4.1km의 맨발걷기길이 조성됐다. 광주 서구는 금당산을 포함해 ‘내곁에 맨발로’란 이름의 18개 총 7.7km의 맨발걷기길을 근 2년간 만든 상태다. 내년까지 농성광장, 효사·운천어린이공원, 5·18기념공원 등 6곳에 맨발로 3㎞를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금당산 맨발걷기길은 좌우로 널찍한 것이 특징. 총 2개 구간으로 조성돼 있다. 1구간은 주무대~황토탕~벽진서원~주무대, 2구간은 인공폭포~풍암정~풍암배수지~풍암정~인공폭포로 길이 이어진다. 노인 일자리사업과 연계해 맨발로 내 이물질 제거 및 배수로 정비 등 유지관리도 꼼꼼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부산 땅뫼산 황토숲길
땅뫼산 황토숲길은 부엉산, 땅뫼산, 회동댐을 거치는 약 20km의 회동수원지둘레길의 일부 구간이다. 거리는 편도 1km 남짓이다. 지난 3월에는 부산관광공사가 주최한 ‘2024 슈퍼어싱 부산, 맨발걷기 좋은 도시 페스티벌’이 바로 여기서 열렸다.
넓은 호수 주변을 따라 길게 조성된 산책로를 걷다 보면 맨발로 걷는 곳임을 알려주는 큼지막한 맨발 벽화와 함께 땅뫼산 황토숲길 입구가 나온다. 빽빽한 편백나무 숲을 가로지르며 맨발에 닿는 황토의 차가운 감촉을 즐길 수 있다. 길 끝에는 발을 씻을 수 있는 곳도 마련돼 있다.
<월간산 8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