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와 공조해 동남아시아 국제 마약 조직을 소탕하고 1조4000억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했다고 경찰청이 11일 밝혔다. 한국 경찰이 인터폴과 협력해 국제 마약 범죄를 적발한 것은 이번이 최초로, 유통 규모 역시 역대 최대급이다.
경찰청은 지난 7월 22일부터 16일간 국내에 유입되는 마약류의 주요 생산지인 이른바 ‘골든트라이앵글(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 지역)’에서 인터폴과 함께 국제 공조 작전을 수행, 마약 사범 2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미얀마·베트남·태국·캄보디아·호주 등 총 7국 수사기관이 참여했다. 합동 수사단은 마약류 총 58개(인터폴 추산 총 1조4000억원)를 압수했다고 한다.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 등 신종 마약 1.5t도 포함됐다.
인터폴 수사망이 골든트라이앵글에 집중된 이유는 이 지역이 한국에 마약을 유통하는 주요 거점이라고 판단한 경찰청의 특별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이번 공조 작전을 사실상 주도하며 참여국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했다. 그 결과 태국에서 국내로 마약류를 공급하던 한국인 피의자 1명을 검거했다. 필로폰 16㎏을 상업용 음식 믹서에 위장해 밀수하려던 이 피의자를 검거하면서 작전은 급물살을 탔다. 한국 경찰청이 수사를 주도하면서 인터폴 작전명에 한국어 ‘마약’이 채택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제 공조 작전은 참여한 국가들이 관련 첩보나 단서를 교환하고, 이를 토대로 각 국가에서 수사망을 좁혀가며 전개된다”며 “태국에 구금 중인 한국인 피의자를 국내로 송환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