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하나은행 H-STAGE 1에서 청소년 불법도박 예방 선포식이 열린 가운데 한 참석자가 청소년 불법 도박에 관한 생각을 적는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연합뉴스

도박을 해 본 청소년 중 절반은 중학생 때부터 도박을 접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소년 도박 및 대리입금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청소년 1만685명이 참여했다.

전체응답자의 1.5%인 157명의 학생들이 도박을 경험해봤다고 답했다. 이중 50%가 중학생 때 처음으로 도박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고등학생 때 도박을 시작했다는 응답은 22%, 초등학교 때 처음 접했다는 답변은 15%였다.

도박을 해본 청소년 중에선 남성(86%)이 여성(14%)보다 더 많았다. 친구나 지인의 권유로 시작했다는 응답이 38%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친구 등 지인이 금전적 이익을 얻는 것을 보고 시작했다는 답변이 30%이었다.

도박을 해본 학생들의 57%는 용돈이나 부모의 변제로 비용을 마련했다고 답했다. 금품갈취나 중고거래 사기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도박 비용을 대고 있다는 답변도 4%를 차지했다.

이들은 도박에 따른 채무 압박(15%), 정서적 위축 및 두려움(12%), 부모와의 갈등(10%), 학업성적 저하(10%), 형사처벌(5%) 등의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10%에 해당하는 1069명은 친구나 지인이 도박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응답했다.

단기간에 소액을 빌려주고 20∼50%의 이자를 뜯어내는 이른바 ‘대리입금’의 피해도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 중 0.6%에 해당하는 65명이 대리입금을 직접 경험해봤다고 답했다. 친구나 지인이 대리입금을 하는 것을 목격한 학생도 236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2.2%를 차지했다. 대리입금을 경험한 응답자 중 37%가 지각비·수고비 등으로 고금리의 이자를 요구받았다고 답했다. 과도한 개인 정보 요구(29%)나 폭행·협박 등 불법추심(12%)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예방 교육을 할 예정이다. 오는 17일까지로 예정된 청소년 도박 근절 릴레이 챌린지 운영 기간을 1개월 더 연장하고 학교전담경찰관(SPO)의 전문성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