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2명과 함께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뒤 도주했다 4개월 만에 붙잡힌 김모(30대)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씨는 25일 오후 1시32분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남 창원시 창원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바지에 운동복 차림의 김씨는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경찰 호송차에서 내렸다.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씨는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피해자를 왜 살해했느냐” “유족에게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도 “죄송합니다”를 연달아 반복하다가 경찰에 붙들려 법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창원지법 이재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후 2시부터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지난 5월 3일 태국 방콕의 클럽에서 만난 한국인 남성 관광객 A(34)씨를 렌터카에 태워 파타야로 납치한 뒤 살해하고, 대형 플라스틱 재질의 드럼통에 시멘트와 함께 넣어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피의자 3명은 또 A씨의 시신을 훼손하고, 경남에 있는 A씨 가족에게 마치 A씨를 살해할 것처럼 협박해 돈을 요구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A씨 휴대전화를 이용해 37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지난 5월 12일 범행 직후 국내로 들어와 있던 공범 이모(20대)씨를 전북 정읍에서 붙잡았다. 또 다른 공범 이모(20대)씨는 범행 직후 캄보디아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지난 7월 10일 국내로 송환됐다. 2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씨는 범행 직후 태국을 떠나 타인의 신분증을 도용하는 방법으로 도피처를 옮겨 다니면서 지난 4개월간 경찰 추적을 피해왔다. 하지만 김씨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경남경찰청과 베트남 현지 공안 등이 지난 11일 베트남 한 은신처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이미 확보한 여러 물적 증거를 바탕으로 김씨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