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도박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 최근 10년 새 5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15일 나타났다. 도박에 중독돼 의료 기관을 찾는 청소년 환자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청이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이하 8월 기준) 형사 입건된 도박 혐의 소년범(14세 이상 19세 미만)은 328명으로 2015년 59명의 5.6배로 늘었다.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올해 45명 검거됐다. 관련 통계를 잡기 시작한 2021년 3명의 15배로 급증했다.

청소년 도박 중독 환자 역시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9세 미만 청소년 도박 중독 환자 수는 올해 181명으로 2015년 27명의 6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 중엔 10세 환자도 있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을 통해 도박 중독 관련 치유·상담을 받은 청소년은 올해 2665명으로 2017년 503명의 5.3배로 늘었다.

청소년들이 도박에 빠져드는 건 스마트폰으로 도박 사이트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이 청소년을 주요 타깃으로 삼으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도박 총책들은 청소년들이 많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텔레그램 방을 찾아가 광고한다”며 “모집책들은 ‘처음 가입하면 게임 머니를 주겠다’며 몇몇 청소년을 유혹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사이트를 소개할 경우엔 추가 게임 머니를 인센티브 형식으로 주는 다단계 사기 범행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유튜브를 통해서 불법 도박을 접하고 있는 추세다. 유튜브에서 ‘바카라’를 검색할 경우 수십 개의 실시간 생방송을 별도의 성인 인증 없이 시청할 수 있다. 유튜브 댓글난에는 불법 도박 사이트 주소가 도배돼 청소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강유정 의원은 “불법 도박 사이트를 폐쇄하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1주일~3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복제 도박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에서 이틀이면 충분하다”며 “급증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 창궐에도 정부 차원 대책은 미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