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법원 앞에서 평소 갈등을 빚던 유튜버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50대 유튜버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사망한 유튜버는 영상을 촬영 중이었는데, 범행 상황이 고스란히 찍혔다.
18일 부산지법 형사5부(재판장 장기석) 심리로 보복살인 혐의를 받는 A(56)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과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 30년, 보호관찰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 5월 9일 오전 9시 52분쯤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던 50대 유튜버 B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B씨는 재판 관련 일정으로 법원에 방문한 뒤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을 촬영 중이었다.
검찰은 “대낮 법원 앞에서 유튜버를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으로 생방송으로 범행 장면이 중계돼 국민에게 충격과 공포감을 안겼다”며 “흉기로 치명상을 입히고 여러 차례 난자하는 등 범행 수법도 지극히 잔혹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법적 분쟁 중이던 피해자를 살해한 보복 범죄를 저질러 수사·사법기관의 실체 진실 발견과 국가 형벌권 행사를 방해했다”며 “도주 후 식사하고 체포 순간에서 범행을 정당화하는 글을 올리는 기행을 이어갔으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등 개전의 정이 전혀 없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변호인은 “살인은 정당화할 수 없지만 수년간 유튜브 방송을 하며 피해자와 관계가 악화한 적도 있었고, 피해자가 피고인 여자친구에 대한 성적 비하 등이 있었던 점 등을 참작해달라”며 “여자친구와 관계에서 울적한 마음 등으로 범행해 살인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사람으로 태어나 짐승보다 못한 짓을 했다”며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
A씨와 B씨는 등산과 계 모임 등 일상을 찍어 방송하는 유튜버로,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고 한다. 비슷한 콘텐츠를 만들어 방송하다가 지난해부터 방송 도중 서로를 비방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두 사람은 200건에 달하는 고소·고발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B씨는 자신이 운영한 유튜브 채널 영상을 촬영 중이었는데, 영상 마지막 부분에서 B씨가 “긴장된다”고 하는 순간, 비명과 함께 쓰러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하지 마”하는 고함과 함께 영상이 끝난다. 범행 직후 달아난 A씨는 자신의 채널에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변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게시물과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경주에서 검거됐다. 바다를 못 본 게 조금 아쉽다”는 글을 등록하고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