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여론조사 비용 불법 조달 의혹 등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23일 검찰에 출석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변호사와 함께 창원지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씨는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 소환조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로만 이번이 다섯 번째다.
강씨는 “조사를 성실하게 잘 받고 오겠다”면서 “대한민국 검사를 믿고 있기 때문에 진실을 꼭 밝혀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최근 명태균씨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여사에게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아주겠다고 한 것은 사기 진작과 격려 차원이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격려 차원이 아니었다”고 재반박했다.
강씨는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과 윤상현 공관위원장과 힘을 합쳐 경남 창원 의창(김 전 의원의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강씨는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창원지검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의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 대검과 부산지검 소속 검사를 1명씩 보강한 이후 처음 소환한 일정이다. 검찰은 그동안 지난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관련 증거들을 분석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소환조사는 검찰이 확보한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부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검찰에 고발했다. 또 김영선 전 의원과 명씨 등 5명을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김 전 의원 측이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창원 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뒤인 2022년 8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지역 정치 브로커인 명씨에게 9000여만원을 건넨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공천 대가성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이다.
강씨는 최근 국감 증인으로 나서 명씨가 지난 대선 때 여론조사 등을 통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도왔고, 윤 대통령 측에 조사 비용을 받는 대신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김영선 전 의원을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받게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강씨는 명씨가 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2022년 6월 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당선되자 회계 담당 보좌진으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