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내 '창원산단 등 국정개입의혹 조사본부' 소속 허성무 국회의원이 1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국가산단 후보지 인근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 거래’ 혐의로 구속된 명태균씨가 선정 과정부터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창원제2국가산업단지에 대해 민주당이 15일 산단 후보지를 찾아 현장 조사를 벌였다.

민주당 ‘창원산단 등 국정개입의혹 조사본부’(민주당 조사본부)는 이날 오후 창원시 의창구 창원제2국가산단 후보지에서 최근 창원산단 관련 의혹에 대한 현장 관계자 의견을 듣고, 현재까지 접수한 제보 내용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의혹은 민간인 신분인 명씨가 창원국가산단 선정 과정에 초기부터 개입했고, 대외비인 후보지 지정 사실도 정부 공식 발표 전에 미리 알았다는 것이다.

조사본부는 산단 후보지 발표 1년 전인 2022년 5∼12월 월평균 22.5건이던 후보지 일원 토지거래 건수(소유권 이전 건수)가 정부 발표쯤인 지난해 1∼3월에는 월 70건을 기록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염태영 조사본부장은 “창원국가산단 최종 후보지가 결정(지난해 3월 15일 공식 발표)되기 전, 투기와 토지거래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명씨에게 부지가 후보지에 포함되는지를 확인받고, 직접 문의했다는 진술을 청취했다”며 “명씨가 (후보지 선정) 몇 개월 전부터 이와 관련된 정보를 갖고 땅을 사게 권유하고 실제 주변 땅을 사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2일 민주당 조사본부는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명태균씨가 창원산단 발표 5개월 전인 2022년 10월 창원시 공무원들로부터 대외비 문서를 보고받았고, 2022년 11월 23일 국토부 실사단이 왔을 때는 직접 안내했다”며 “후보지 발표 하루 전에는 강혜경씨에게 현수막 제작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명씨와 강혜경씨가 2022년 11월 23일 나눈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명씨는 “윤석열 사진을 위로 올려서 그 크기로 ‘국가 산단이 필요합니다’ 넣어야 한다” “이건 부탁하는 거거든, 사모(김 여사)한테”라고 했다.

지난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공천 대가 돈거래’ 혐의를 받는 명태균씨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호송차에서 눈을 감고 있다. 명씨는 15일 새벽 구속됐다. /김동환 기자

민주당은 이를 바탕으로 명씨가 김건희 여사를 통해 창원산단 부지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명씨가 창원산단 후보지 정보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고, 일부는 후보지 인근의 토지 매수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달 21일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강혜경씨는 “(명씨가) 주변 사람들한테도 땅을 사라고 권유했다”는 취지로 증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9일 설명자료에서 “신규 산단 후보지는 전문가 및 관계 부처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공정하게 선정해 외부인이 관여할 수 없다”고 했다.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평가위원회에서 국가전략산업으로서의 가치, 기업 유치 가능성, 개발 용이성 등을 종합 평가해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창원시도 의혹에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냈다. 명씨는 지난 9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창원산단은 제가 창원시한테 제안한 것이고, 제가 제안자이기 때문에 (창원시 공무원들이) 저한테 와서 확인한 것”이라며 “근데 제가 제안한 대로 국가산단이 이뤄졌느냐. 제가 땅 한 평 샀느냐”고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공천 거래’ 혐의로 15일 새벽 구속한 명씨를 12시간 만에 검찰로 불러 조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최대 구속 기한인 20일간 명씨를 상대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의혹, 여론조사 조작 의혹, 창원산업단지 선정 정보 유출 등 이른바 3대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