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5개 야당은 1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야당은 “민주노총 등이 주도한 지난 9일 서울 도심 집회에서 경찰이 폭력 진압을 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청장 사과를 요구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절제된 공권력의 행사였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박주민·박홍배, 조국혁신당 정춘생, 진보당 윤종오, 사회민주당 한창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은 이날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은 9일 ‘폭력 경찰’, ‘정권 하수인’이라는 오명을 스스로 씌웠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평화롭던 노동자 집회를 무리하게 해산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시민이 연행되고, 한창민 의원은 갈비뼈가 부러졌다”며 “이는 국민 주권의 원칙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태를 책임지고 사과해야 할 조지호 경찰청장은 한 의원의 부상에 대해 ‘경찰 때문인지 확인이 안 된다’는 식의 황당무계한 발언을 했다”며 “경찰은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것인지, 민중의 지팡이가 될 것인지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문에는 5개 야당 소속 63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조지호 청장과 50분간 면담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경찰청장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는데 (조 청장의 사과) 수용은 없었다. 매우 유감스럽다”며 “사후적으로 국회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창민 의원은 “청장이 잘못된 첩보와 편견으로 물리적 충돌을 일으킨 데 대한 책임 있는 사과가 있어야 하는데 변명으로 일관해 강한 유감”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9일 민노총은 세종대로와 숭례문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추산 1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3만명이 참석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전 차로를 점거하면서,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들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은 해당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11명을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관 105명이 부상을 입었다. 민노총은 “경찰이 충돌을 유도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