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여당과 의료계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한 여야정 협의체엔 두 의료 단체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다. 대학의학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의학 학술단체다.

그런데 지난 10월 대한의학회가 여야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한 직후부터 이진우 회장은 진료·수업 현장을 떠나있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로부터 집중적인 항의 문자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 회장에게 항의 문자를 보낸 뒤 이를 캡쳐해,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올려 ‘항의 인증’을 하기도 한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오른쪽)이 지난달 11일 열린 제1차 여의정 협의체 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0월 30일에도 메디스태프에는 한 의대생이 이 회장에게 보낸 항의 문자 인증샷이 올라왔다. 자신을 의대생이라고 밝힌 그는 이 회장에게 보낸 문자에서 “저들(정부·여당)은 그 어떠한 목적 의식과 소명 의식을 갖고 협의체에 임하는 것이 아닙니다”라며 “단순히 떨어지는 지지율을 막고, 겨울이 오기 전에 뭐라도 하고 있다는, 그런 얄팍한 눈가림을 하기 위한 단순한 수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어찌 모르시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교수님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최근 본지에 “(항의 문자를 받는) 그런 일이 있긴 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고 있다”고 했다.

2024년 10월 15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동에서 강희경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이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장련성 기자

앞서 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과 ‘의료 개혁’ 토론을 했던 강희경 서울대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도 의대생으로부터 공격 문자를 받았다. 한 의대생은 지난달 강희경 위원장에게 “교수 당신들이 파업을 안 하고, (정부가) 무슨 짓을 하든 가만히 앉아서 진료만 보는데 무슨 말을 들어주겠느냐”며 “의사들 대표인 양 굴지 말라”는 문자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