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

법무부는 14일 채널A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돼 용인 분원으로 출근하던 한동훈 검사장에게 충청북도 진천에 있는 법무연수원 본원으로 출근하라고 통보했다. 지난 1월 추미애 법무장관의 ‘검찰 대학살 인사’ 때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부산 고검차장으로 발령난 한 검사장은 지난 6월 채널A 사건 때문에 직무 배제를 당하고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에 진천으로 출근지가 바뀌면서 올해 들어 세 번째 ‘좌천’을 당한 셈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날 법무부 조치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기를 든 데 대한 치졸한 보복”이란 말이 나왔다. 추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채널A 수사와 관련, “(한 검사장이 자기 휴대폰) 비밀번호를 안 알려주고 협조 안 하면 어떻게 수사를 하겠나”라고 했다. 그러자 다음 날 한 검사장은 “추미애 장관이 그동안 전가의 보도처럼 강조했던 피의사실 공표금지 원칙이나 공보 준칙이 왜 이 사건에서는 깡그리 무시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면 출석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런 상황이 추 장관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논란이 되자 법무부는 “원래 법무연수원 진천 본원으로 발령났는데 용인 분원에 근무하는 것을 원상복원시켰고, 다른 연구위원 2명에도 같은 지시를 했다”는 공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이를 두고도 검찰 내부에선 다른 얘기가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한 검사장이 용인 분원으로 출근한 것은 연수원 발령 당시 법무부 검찰국과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이 협의해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검사장 외에 다른 연구위원 2명도 같은 지시를 받았다’는 부분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같이 복귀한 위원 2명은 일반직이고 다른 검사 위원은 그대로 남아 있다. ‘끼워넣기’인 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