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민주주의는 두 눈 부릅뜬 깨시민(깨어 있는 시민)의 언론에 길들여지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냉철한 판단과 감시가 계속되지 않는다면 검찰권과 사법권도 민주주의를 찬탈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끔찍한 사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밤”이라고 했다.
추 장관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책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와 넷플릭스 다큐영화 ‘위기의 민주주의’를 보고 이 같은 소감을 남겼다.
추 장관은 “이연주 변호사의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읽고 중간 중간 숨이 턱턱 막혔다”며 “아직 검찰이 일그러진 자화상 보기를 회피하는 한 갈 길이 멀다는 아득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웬만한 용기없이 쓰기 쉽지 않은 검찰의 환부에 대한 고발성 글이기에 저자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추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장에 도착해 장관석에 앉자마자 가방에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꺼내 읽는 모습이 포착됐다.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가 쓴 이 책은 검찰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담았다.
추 장관은 또 “오늘 넷플릭스로 ‘위기의 민주주의’를 봤다”며 “룰라 대통령에 이어 브라질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된 지우마가 경제개혁을 단행한 이후 이에 저항하는 재벌과 자본이 소유한 언론, 검찰의 동맹 습격으로 탄핵을 당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죽음’이라는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남긴 말을 소개하며 “모로 검사는 전 대통령 룰라에게 증거가 없는데도 부패혐의로 기소한다. 룰라는 이것은 쿠데타라고 항변하지만 투옥된다”고 했다.
추 장관은 “군부의 권력을 밀어내고 간신히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 미래가 암울한 브라질은 시지프스의 돌처럼 나락에 떨어진 민주주의의 돌을 들어올리기 위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