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조국 전 법무장관과 그 가족 비리 수사를 총괄했던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일 조 전 장관이 최근 발간한 책 ‘조국의 시간’을 작심 비판했다. 그는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법원 재판에서 조 전 장관의 범죄가 확인되는 과정에 있기 있다”며 “(조 전 장관이) 이런 식의 선동이 아니면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책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내용이 하나도 없이 조국이나 추종자들이 소셜미디어, 유튜브에서 반복한 내용 그대로를 갖다 붙였다”며 “책이 수백쪽이나 되는데, 이렇게 할 말이 많은 사람이 수백번씩 증언 거부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 검사장은 ‘검찰이 과잉 수사를 했다’는 조국 전 장관 주장에 대해 “50만명이 거리에 나와 ‘검찰 개혁’을 외치는데 과잉 수사가 가능하냐”고 했다. 그는 “핵심 피의자인 조 전 장관, 그의 아내 정경심 교수, 딸 조민씨의 휴대폰 압수수색도 없었다”며 “숙명여고 쌍둥이와 달리 조민씨는 성인인데도 기소를 안 했고, 웅동학원 이사장인 조 전 장관 모친은 소환조차 안 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봐주기 수사’ 비판은 아프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의) 아들과 딸 상장에서 동일한 도장 흔적이 나오면 보통은 위조를 인정하고 경위를 설명하는데 ‘검찰이 도장을 위조했다’는 식의 무리한 주장을 했다”며 “그런 주장이 추가 수사를 부른 것”이라고 했다.

한 검사장은 자신의 혐의가 권력 비리가 아니라는 조 전 장관 주장에 대해서도 “권력이 총동원돼 권력자 조국에 대한 수사를 막고 검찰에 보복하는 순간, 공정과 상식을 파괴하는 최악의 권력 비리가 됐다”고 했다. “조국 사태는 룰과 상식을 파괴해 이 나라를 후지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조국 수사 이후 좌천 인사만 세 번을 당한 한 검사장은 “누구라도 나서서 할 말을 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거짓이 진실 행세를 할 것”이라며 “거짓 선동의 반대편에 상식적인 사람들이 있었다는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