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는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왼쪽)와 이모 마케팅 본부장이 2020년 8월 14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조6000억원대 피해를 낳은 라임자산운용이 결국 파산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5부(재판장 전대규)는 17일 라임자산운용에 파산을 선고했다. 파산관재인은 예금보험공사로, 라임자산운용 재산에 관한 관리처분 권한을 갖게 된다. 채권자는 4월21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채권을 신고할 수 있고, 채권자 집회는 5월19일 열린다.

이번 결정은 법원이 라임자산운용의 부채가 지나치게 많아 변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은 2017년 5월부터 펀드 투자금과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자금을 활용해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펀드 등 5개 해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하다가 부실이 발생했다.

이후 2019년 7월 부실관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 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했고,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가운데 173개가 상환 또는 환매가 연기되면서 1조60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종필 전 부사장과 원종준 전 대표 등 경영진은 펀드 부실을 감추고 투자금을 계속 유치하는 등 펀드를 판매·운용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2심 재판 중이다.

라임 펀드 사기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현재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이 ‘배후’로 지목한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해외로 도피해 검·경이 추적 중이다. 국내 헤지펀드 업계에서 운용자산 기준으로 1위였던 라임자산운용은 설립 8년여 만인 2020년 말 등록이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