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자신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김앤장 변호사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을 향해 “허황된 말이고 그런 적 전혀 없다”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김 의원을 향해 “의원님 거는 거 좋아하시니 뭐 거시겠느냐”며 “내가 그날 그 자리 반경 1km 근방이라도 있었다면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 다 걸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 종합감사에서 “한 장관이 지난 7월 서울 청담동 고급 바에서 김앤장 변호사 30명, 윤석열 대통령과 술자리를 가졌고, 한 장관이 그 자리에서 가수 윤도현의 노래를 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김 의원은 “한 장관 핸드폰, 수첩 확인 해주시길 바란다. 7월 19일, 20일 이틀. 오늘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오신 만큼 발언을 정확, 명료하게 받기 위함이다”며 운을 띄웠다. 김 의원은 “기억을 확실히 해드리기 위해서, 청담동 고급스러운 바였고, 그 자리엔 그랜드피아노가 있었고, 첼로 연주가 됐었다. 기억나느냐”고 했다. 한 장관은 “책임 있는 말씀을 좀 해 달라”며 “매번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매번 그렇게 허황된 말씀 하신다”고 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김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그 자리에 김앤장 변호사 30명 가량이 있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도 이 자리에 합류했다. 기억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가 띄워진 화면을 보여주며 “이분은 자유총연맹 총재를 지내신 분이고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동서화합 미래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으신 분”이라며 “제보 내용을 어느 언론사 기자가 이 분에게 확인을 받았다”고 했다. 해당 언론사는 한 장관이 자신을 스토킹한 혐의로 고소한 ‘더 탐사’다.

김 의원은 이 전 총재와 기자가 통화한 녹음 파일을 틀었다. 기자가 “7월 20일날 청담동 갤러리아 인근 카페에서 한동훈 장관하고 윤석열 대통령하고 김앤장 변호사들 모임 있었잖느냐” “모임 취지는 무엇이냐” 등을 물었다. 녹음 파일 속 이 전 총재라고 된 인물이 “그건 제가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있던 자리에서 일어난 일을 내가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오늘 질의 내용은 구체적이고 풍부한 내용”이라며 “시민언론 더 탐사가 보도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탐사가 한 장관을 따라다닌 건 스토킹이 아니라 이 제보를 받아서 한 장관, 윤 대통령 술자리를 확인차 따라다닌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제보한 것이라며 다른 녹음 파일도 틀었다. 이 녹음 파일 속 대화는 청담동 갤러리아 인근 골목 바였고, 차가 여러 대 왔고, 윤 대통령이 동백아가씨를 불렀다는 내용이었다.

이 녹음파일을 들은 한 장관은 “저는 뭐했나? 왜 안 나오나”라고 되물었다. 국정감사장엔 웃음이 터졌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은 윤도현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고 했다.

김 의원 질의가 끝나자 한 장관이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위원님은 저한테 (민주당) 이재정 의원 관련 한 것도 거짓말하셨는데, 다 들통났는데 사과도 안하셨죠? 그리고 그 전에는 조국 사건 관련해서 조국 수사팀 누가 의원님께 사과했다 거짓말을 하셨다가도 사과 안하셨죠?”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이 안양교도소 이전 사업 협약식 때 지역구 의원인 이재정 의원을 쫓아가 악수를 하는 등의 의도적 연출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작년엔 조국 전 장관을 수사했던 검사들이 조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는 취지의 사과를 했다는 주장도 했다.

한 장관은 “자 위원님, 저보고 뭐 걸라고 하지 않았느냐? 이번에 저하고 뭐 걸면 어떻습니까? 계속 이러시는데, 이 정도 (근거) 가지고 얘기하시는데 제가 저 자리에 있거나 제가 저 비슷한 자리에 있거나, 저 근방 1km 안에 있었으면 전 뭐 걸겠다”라고 했다. 그는 “위원님도 거시죠. 저 정도 가지고 스토킹하는 사람들과 야합해서 이런 식으로 국무위원을 모욕하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했다.

한 장관은 “위원님 제가 술 못하는 건 알고 계시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알고 있다”고 했다. 한 장관은 “제가 저기 가서 술을 먹었다는 얘기냐, 저 자리 있었다는 얘기냐”며 “제가 검사 생활을 하면서 주로 강한 사람들과 척을 져왔기 때문에 어떤 종류에도 꼬투리 잡히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회식 자리도 안 간다”며 “제가 저 자리가서 노래를 불렀다는 거냐. 세 시 넘어서. 이렇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법무부 장관을 모욕할 만큼 자신 있는 말씀이냐. 저는 이세창 총재라는 사람하고 스쳐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저 자리에 갔던 적이 없다. 저는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그는 “저를 스토킹하는 더 탐사라는 곳과 야합해서 말씀하셨다”며 “조금 전에도 더 탐사가 저한테 스토킹 붙어서 이 내용 물어보던데, 그 스토킹 배후가 김의겸 의원님이시냐”고 했다.

한 장관은 “의원님. 저는 다 걸겠다. 의원님 뭐 거시겠느냐. 저는 법무부 장관직 포함해서 앞으로 어떤 직위, 공직을 하든 다 걸겠다. 의원님 뭐 거시겠느냐. 저는 다 걸겠다”고 했다. 한 장관은 “저는 분명하게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금은 국정감사 자리”라며 “의원은 물어볼 권리가 있다”고 했다.

한편, 김 의원이 ‘청담동 술자리’를 특정한 날은 검찰총장 후보자 추천 관련 국민천거 마지막 날이었고, 한 장관은 관용차 타고 집으로 바로 퇴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도 이날 경인일보 인터뷰에서 “사실 무근이다”며 “김 의원이 무슨 근거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한 마디로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했다.